앵커
SK텔레콤 해킹 피해로 이른바 '유심 대란'이 발생했죠.
이에 대해 정부가 세간의 우려보다는 스마트폰 복제 위험이 낮은 걸 확인했다며 오늘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하지만 동시에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된 사실 역시 확인돼 SKT 이용자들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박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심 무상 교체 이틀째.
어제 유심을 못 구해 돌아갔던 고객들은 오늘 더 일찍 나왔습니다.
[주영식/SK텔레콤 이용자]
"(새벽) 5시 20분쯤에 나왔어요. 3시간 반 정도 기다려서 번호표를 받았고요."
[백경화/SK텔레콤 이용자]
"(서울) 독립문의 대리점 또 로타리 대리점 그렇게 해서 두 군데 갔다가 오늘 여기로 나오게 됐습니다."
하지만 각 매장마다 할당된 유심은 어제의 절반도 안 됐습니다.
직원들도 하루하루 유심이 얼마나 들어올지 알기 힘들다 보니, 일단 유심 보호서비스에 가입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매장 직원]
"유심 보호 서비스 넣어놓고 2주 3주 있다가 (유심) 물량 풀리면 그냥 여유롭게 오셔서 바꾸시면 되는 거죠."
휴대폰 복제 공포가 확산되자, 과기정통부가 일단 일주일 치 조사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가입자 전화번호와 가입자 식별키 등 복제에 활용될 수 있는 유심정보 4종, SK텔레콤 관리용 정보 21종, 이렇게 정보 25종이 유출된 걸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핸드폰 제조사가 단말기에 부여하 15자리 숫자 '단말기 고유식별번호'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단말기 고유식별번호를 악용하면 이용자 명의 복제폰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다는 걱정이 컸는데, 고유번호가 유출 안 돼 복제 우려가 당초보다 낮아졌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습니다.
이미 유출된 정보들을 활용해 단말기 정보를 찾아내는 2차 해킹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황석진 교수/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외부에서 공격을 계속 시도할 가능성이 있죠. (유출된) 가입자 식별 키를 가지고 그 시스템에 대해서 계속 접근할 수 있거든요."
유출된 정보량이 얼마인지, 누가 왜 해킹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유심 복제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당장 유심 보호 서비스부터 가입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심이 크게 부족한 SK텔레콤은 유심을 바꾸지 않아도 같은 효과를 내는 유심 포맷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5월 중순이 넘어야 적용될 전망인 데다 유심 교체처럼 이용자가 매장을 방문해야 해, 당장 불편을 해소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MBC뉴스 박진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