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쭉한 혈액을 묽게, 배변 활동도 도와
아침 공복 상태에서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은 여러 면에서 좋다. 강북연세병원 내과 윤태욱 원장은
"기상 직후 마시는 물은 몸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자는 동안 땀·호흡으로 인해 몸속
수분이 약 500 mL 빠지는데, 이 탓에 점도가 높아진 혈액을 물 한 잔이 묽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이는 아침에 잘 발생하는 심근경색·뇌경색의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노폐물 배출에도 좋다.
혈액과 림프액의 양을 늘려 몸속 노폐물을 원활히 흘려보내고, 장 운동을 촉진시켜 배변을 돕는다.
윤태욱 원장은 "만성 탈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며 "자는 동안 수분 공급이 안 되면서 탈수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일어나서 물을 마시면 탈수를 막음과 동시에 신진대사·혈액 순환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지근한 물로, 과하지 않게
물은 체온보다 약간 낮은 30도 전후의 미지근한 것이 좋다. 찬물은 자율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다. 특히 고령자는 기초 대사량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 이때 찬 물을 마시면
체온이 더 감소하고 위장 혈류량이 떨어지기도 한다. 또,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서 뇌부종·두통·구역질 등의 저나트륨혈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몸에
부담이 가지 않을 정도로 한두 잔만 마시길 권한다. 만약 만성질환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윤 원장은 "투석을 받는 말기 신부전 환자나 말기 심부전 환자라면 체내 수분이 저류하면서 부종·호흡곤란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당뇨병 환자 역시 물을 많이 마시면 포만감 때문에 식사량이 줄어 저혈당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위식도 연결부가 자주 열리면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만성질환자는 주치의와 상의해 물 섭취량을 정해야 한다. 물은 벌컥벌컥
마시기보다는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빨리 마시면 뇌 혈류량이 갑자기 증가해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