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평생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이바지 해 온 서상용(62) KT 연구소 공학박사가 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환자 100여명의 기능장애 회복에 도움을 주고 삶을 마감했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 5월 29일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양측)을 기증해 2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서씨는 지난 5월 22일 대구 어머니 댁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대구에서 3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서씨는 KT 연구소에 입사한 뒤 34년간 공학 분야 박사로 근무했다. 은퇴 후에는 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자전거, 탁구,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이어왔다. 조용하지만 진중한 성품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삶을 살아왔다.
가족들은 서씨가 회복할 수 없는 뇌사상태가 됐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절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났으면 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고 힘들었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전했다.
고인의 배우자인 정난영씨는 남편에게 “사랑하고, 존경하고, 감사하다”며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게 지내고 다시 만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애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가신 고 서상용 님과 유가족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따뜻한 나눔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