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8이닝 1실점 역투로 연패를 끊었다.
원태인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1사구 탈삼진 6개로 1실점 하며 연장 11회 끝장승부의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원태인의 역투로 지켜낸 소중한 승리. 다음날인 21일 키움전 6대1 연승으로 이어졌다.
3연패 속 맞은 주중 첫 경기. 최하위 키움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연패탈출과 기선제압이 필요했다.
하지만 상대 투수가 만만치 않았다. 키움에서 가장 강한 투수 로젠버그였다. 지난 22일 대구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에서 삼성은 로젠버그를 상대로 3이닝 8득점 하며 초토화 했다. 하지만 그때 그 투수가 아니었다.
당황스러웠던 KBO 무대 데뷔전 이후 리그에 적응하며 각성했다. 이후 10경기 동안 단 한번도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없다. 11경기 퀄리티스타트도 5차례.
고척에서 열린 20일 경기도 호투했다. 선발 6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짠물 피칭으로 삼성타선을 봉쇄했다.
원태인은 1-1로 팽팽하던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올시즌 최다 이닝. 1사 후 안타 2루타 사구로 만루 위기를 맞았

다. 하지만 카디네스에게 혼신의 몸쪽 148㎞ 빠른 공 승부로 유격수 땅볼 병살타를 유도했다.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뒤 격하게 환호했다.
9회초 1사 후 2-1로 리드를 잡는 김영웅의 중월 솔로홈런이 터졌다.
중계인터뷰에서 “태인이 형한테 승리를 만들어주겠다고 하고 타석에 들어가서 친 거라 더 기뻤다“고 말한 김영웅. 원태인도 김영웅을 격하게 안아주며 뛸 듯이 기뻐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9회말 신입 마무리 이호성이 고전했다.1사 만루에서 김동헌에게 2-2 동점 희생플라이로 승리가 무산되는 순간에도 원태인은 계속 박수를 치며 이호성을 응원했다.
4월30일 SSG전 이후 4연속 퀄리티스타트에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채 4월 한달간 적립한 3승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 시즌 최다 8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 역투에도 또 한번 승리가 눈앞에서 날아갔지만 원태인은 아쉬운 표정을 짓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숙인 채 덕아웃으로 돌아온 이호성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격려하는 대인배 선배의 모습을 보였다.
원태인은 9경기 3승2패 2.57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이다. 전 경기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퀄리티스타트는 7경기다. 5월 들어 무승 행진이 이어지며 후라도에 이어 '원크라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
하지만 '덕아웃 응원단장' 원태인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승리하면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퀄리티스타트로 대변되는 선발투수로서의 역할, 그리고 팀 승리다.
삼성은 최다이닝을 막아내며 헌신한 원태인 덕분에 연패를 끊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