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시범경기 홈런왕'이 기가막힌 홈송구로 팀 1위를 지켜냈다.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답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14일 대전 LG 트윈스-한화 이글스전. 2-2 동점이던 11회말 2사 후 한화 안치홍이 좌측 2루타를 치며 끝내기 찬스를 만들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가 다시한번 요동쳤다.

이때 LG 염경엽 감독은 좌익수 최원영을 불러들이고 대수비로 송찬의를 냈다. 송찬의는 2022년 시범경기 홈런왕으로 팬들에겐 타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발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은 최원영이 아닌 송찬의를 좌익수로 내는 것은 조금은 다른 선택이었다.

물론 최원영이 수비에서 박해민 다음으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지만 송구는 다르다. 송구에선 송찬의가 더 좋다는 판단에, 송찬의를 대수비로 낸 것.

잡는데 시간이 걸리는 좌중간 안타나, 좌익선상 안타는 홈 승부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좌익수 정면쪽으로 오는 타구는 어깨가 더 강한 송찬의가 더 낫다는 판단.

한화 포수 이재원이 LG의 박명근과의 승부에서 바깥쪽 높게 온 121㎞의 커브를 당겨쳤고 높게 날아간 공이 좌전 안타가 됐다. 2사였기 때문에 2루주자 안치홍은 이재원이 치자마자 달렸고, 3루를 돌아 홈까지 쉬지 않았다. 짧은 안타여서 안치홍이 홈으로 뛰기엔 무리일 수도 있지만 2사였기 때문에 승부를 걸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염 감독이 예상한 좌익수 앞으로 가는 안타였고, 공을 잡은 송찬의는 힘있게 홈 송구를 했다. 만약 송구가 옆으로 빠진다면 승부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송찬의의 송구는 원바운드로 정확하게 포수 박동원에게 전달됐다.

아직 안치홍이 홈에 이르기 훨씬 전이었다. 박동원이 공을 잡고 돌아서 안치홍을 태그하려고 할 때 안치홍은 슬라이딩도 포기를 할 정도로 너무 거리차가 있었다.

서서 태그 아웃. 그렇게 경기는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조금만 송구가 비켜가도 팀이 질 수 있는 상황이기에 부담이 컸을 테지만 정확하고 힘있는 송구를 보여주면서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18년 2차 7라운드에 입단한 송찬의는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다. 개막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군에서 버티고 있다.

개막 초반 좋은 타격을 선보이면서 백업 선수 중 가장 앞서가는 모습이었으자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56경기서 타율 2할2푼6리(133타수 30안타) 3홈런 19타점을 기록 중.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일 수도 있지만 염 감독은 “1군에 적응하면서 계속 잘할 수 없다. 가끔 잘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적응을 하고 비시즌에 보완을 해서 다음시즌에 나오면서 성장하는 것“이라며 송찬의를 계속 키우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번엔 타격이 아닌 수비로 팀을 구해냈다. 수비로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킨 송찬의다. 권인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