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종로/정병민 인터넷기자] 수영 선수에서 농구 선수로 진로를 바꿨지만 엘리트 무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단대부중 변정우 이야기다.
단대부중은 15일 경복고 체육관에서 열린 2025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서울·경인·강원 C권역 남중부 예선 양정중과의 맞대결에서 56-7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단대부중은 예선 1승 1패를 기록하며 C권역 3위에 자리하게 됐다. 매년 그렇지만 주말리그는 타 대회와는 달리 지역별로 조가 구성되기에 점수 차가 큰 경기가 수두룩하다.
중고농구연맹 관계자도 첫날 경기들을 지켜보면서 “학교별로 체급 차가 심해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단대부중은 첫날부터 둘째 날까지 꾸준하게 상대 팀 전력과는 상관없이 접전의 경기를 펼쳐 보였다. 비록 양정중과의 경기는 후반 들어 급격하게 점수가 벌어지긴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맹렬한 추격전을 펼쳐 보는 이들로 하여금 ‘꿀잼’ 승부를 선사했다.
비록 단대부중은 재미와 2연승,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진 못했지만 고개를 숙이진 않았다. 주장 변정의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 그중에서도 변정우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매 경기 큰 보탬이 되어주고 있다.
올해 3학년인 변정우는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국 수영 선수로 활약하던 유망주.
성장의 시기에 있는 중학생 선수라면 아직 피지컬에서 미완성된 느낌이 대부분인데 변정우는 확연히 다르다. 어릴 적부터 해온 수영의 영향 덕분인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동학년 대비 너무나 단단한 피지컬을 갖추고 있다.
체격 조건만 놓고 보면 어느 선수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수영 선수에서 엘리트 농구 선수로 진로를 바꾼지 오래되지 않았기에 당연히 구력은 긴 편이 아니다. 채 2년이 되지 않는

다. 이전까지는 선수들이 나서지 않는 일반 3x3 대회에 간간이 출전할 뿐이었다.
단대부중 차동일 코치는 “열심히 하고 성실한 선수다. 다만 구력이 짧다 보니 많이 노력해야 한다. 평가하긴 이르지만 1년 남짓 된 선수임에도 운동 신경이나 센스가 굉장히 뛰어나다. 기본기와 경험을 쌓으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차동일 코치의 말처럼 변정우는 농구공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단대부중 주축 선수로 많은 시간을 소화해 내고 있다. 특히 공격보다는 수비에서의 의지, 영향력이 대단하다.
수영으로 단련된 체력이 있기에 좀처럼 지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빠른 스위치 수비와 상대 수비 맥을 차단하는 디플렉션 유도가 눈부시다. 부여받는 시간 내내 코트 전체를 아우르며 에너지 레벨을 드높이는 일등 공신이다.
예선 2경기가 끝난 후 만난 변정우는 “어젠(14일) 이기고 오늘(15일)은 졌다. 코치님께서 주문하신 부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게 아쉽다. 일반인들이 뛰는 3대3에선 내가 체격 하나만으로 상대를 누를 수 있었다. 근데 지금은 키도 크고 다들 출중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비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변정우는 아직 공격에서 아쉬움이 있다. 워밍업 시 숏코너 점퍼나 3점슛이 곧잘 들어가긴 하지만, 실전에서 시도 자체가 많지는 않다. 대부분 세컨드 찬스에 의한 골밑 득점이 주를 이룬다.
변정우는 조급하지 않고 순리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수비에서 하나둘 천천히 실타래를 풀다 보면 공격도 자연스레 잘 풀릴 것이라는 것.
변정우는 “코치님께서도 수비나 리바운드에 신경 써주면 기록도 자연스럽게 잘 나온다고 말씀하신다. 고등학교 때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컷인이나 리바운드 이후 득점, 수비에만 집중할 생각이다”라고 서두르지 않았다.
이날 경기도 그렇고 올 시즌 단대부중은 접전을 펼치다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후반기 호성적을 위해선 반드시 극복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에 변정우는 “안일함이 문제다. 점수 차를 크게 벌리거나 다 따라잡았을 때 순간 안일한 생각을 해버린다. 속공이나 턴오버도 확 쏟아지면서 경기가 무너진다. 아쉽다”고 답했다.
#사진_점프볼 DB(배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