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부상 공백이 길었다. 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오늘 홈런이 더욱 특별하다.“
SSG 랜더스 에레디아가 마음 한구석을 차지했던 무거운 짐을 비로소 덜어냈다.
에레디아는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회초 롯데 이민석을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SSG의 1대0 신승을 이끈 결승포였다.
지난해 타격왕(타율 3할6푼)에 최다안타 2위(195개) 장타율(5할3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7위 등 호성적을 거뒀던 그다. 하지만 소속팀 SSG는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 골든글러브는 에레디아를 외면했다.
그래서 더욱 절치부심하며 맞이한 올해, 뜻하지 않은 부상 이탈에 직면했다. 4월 11일 오른쪽 허벅지에 발생한 모낭염이 커졌고, 이후 악화되며 공백이 길어졌다. 52일이 지난 6월 3일에야 비로소 1군에 돌아왔다.
6월 10~12일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7안타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날 복귀 첫 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했다. 쏟아지는 비에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2만여 인천 야구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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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후 에레디아는 미안한 마음을 먼저 토로했다. 그는 “긴 부상 공백 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래서 오늘 홈런은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이민석을 좌절시킨 한방이었다. 에레디아는 4회초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한 뒤, 6회 148㎞ 몸쪽 직구를 제대로 노려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날 7이닝 무실점 11K로 호투한 앤더슨은 최근 거듭된 좋은 피칭에도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는 에레디아의 홈런에 대해 “'더쇼'라는 게임을 보면 타이밍이 완벽하게 잘 맞은 타구는 '퍼펙트! 퍼펙트!'라고 뜬다. 마치 게임을 보는 듯한 한방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에레디아는 “솔직히 홈런을 노린 건 아니고,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자 했는데 운좋게 넘어갔다.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설명했다.
불붙은 타격감에 대해서는 “타격감 자체에 크게 연연하진 않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하게 매일 그라운드에 서는 것“이라며 “매경기 나가는 게 최우선 목표다. 몸만 잘 버텨준다면 타격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게 목표다. 꾸준하게 내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 오늘처럼 좋지 않은 날씨 속에도 많은 응원보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인천=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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