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감독으로서 '클롭'에게는 개인의 삶이 없었다.“
거장의 솔직한 고백이 큰 충격을 전하고 있다. 승부의 끝에 서서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던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겠다는 충격적인 선언도 했다. 이제 더 이상 '위르겐 클롭 감독' 타이틀을 볼 수는 없을 전망이다. '평범한 삶'을 위해 더 이상 감독을 맡지 않을 듯 하다.
영국 매체 더 선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이 다시는 감독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힌트를 남겼다'며 클롭 감독이 '감독 은퇴'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클롭 전 감독이 독일 매체 빌트와 진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그가 감독 자리에 있을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해 평범한 삶과 점점 멀어진 점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클롭 전 감독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감독의 자리는 점점 나를 정상적이고 평범한 삶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어 그는 “감독이라는 직업은 나를 너무 먼 곳으로 이끌었다. 그건 더 이상 평범한 삶이 아니었다“면서 “그 안에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는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 바보같은 이야기일지 몰라도 지금 나는 늘 하고 싶었던 일을 멈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으로서 '클롭'에게는 개인의 삶이라는 건 없었다. 내 차는 오직 세 장소, 경기장과 훈련장 그리고 집만을 알았다“고 밝혔다.
마인츠와 도르트문트를 거쳐 2015년 10월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감독으로 부임한 클롭 감독은 부진에 허덕이던 리버풀을 EPL 최고 명문 구단으로 탈바꿈 시킨 전설적인 감독이다. 2019~2020시즌에 구단 창

단 이후 첫 EPL 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18~2019)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컵 우승(2021~2022) 등을 휩쓸었다.
그러던 클롭 감독은 2024년 1월에 “이번 시즌을 마친 뒤 감독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번아웃'을 이유로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의 말을 지켰다. 리버풀에 마지막 작별 선물로 카라바오컵 우승컵을 안긴 뒤 표연히 팀을 떠났다.
이후 클롭 전 감독은 지난해 10월 레드불 풋볼 그룹에서 글로벌 축구부문 총괄 책임자를 맡아 축구계와 인연을 이어갔다.
하지만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전히 감독직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 구체적인 구단명까지 등장했다. 지난 4월에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떠난 이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맡을 것이라는 보도가 스페인 현지에서 나왔다. 클롭은 부정했다.
이어 5월에도 이탈리아 매체 라 스탐파가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이 AS로마 감독으로 부임하는 데 합의했다'는 보도를 했다. 그러자 그의 에이전트는 '클롭이 AS로마의 새 감독이 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부정했다. 클롭 역시 직접 “난 로마로 가지 않는다. 모두 헛소문일 뿐이다“라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클롭 전 감독은 이제 확실히 감독으로서는 축구계에 돌아오지 않을 결심이다. 그는 “더 이상 감독직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 난 나를 만족시키고 날 강렬하게 만드는 직업을 갖고 있다. 아내도 정말 만족하고 있다“며 “감독 생활을 하면서 친선전까지 합치면 한 1200경기쯤 치렀다.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AS로마행에 대해 “난 로마로 가지 않는다“고 단칼에 선을 그었던 것과 같은 강도의 발언이다. 클롭 전 감독은 자기가 한 말을 되돌리는 인물은 아니다. 그러기에 '레전드 감독'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그는 두번 다시 '감독'으로는 피치에 서지 않을 것이다.
이원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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