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최창환 기자] 지난해 아이비리그에서 뛰었던 지오 킴(한국명 김도원)이 방학을 맞아 약 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농구를 대하는 진중한 자세는 여전했다.
프리스턴대에 재학 중인 지오 킴은 지난달 25일 한국 땅을 밟았다. 방학기간에 인턴십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지오 킴은 오는 8월 10일 미국으로 돌아가 새 학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193cm의 신장을 지닌 가드 지오 킴은 한국인 부모 아래 태어나 미국에서 농구를 시작했다. 지난해 프리스턴대에 입학, 아이비리그 무대를 밟았다. 아이비리그는 미국 최고의 명문대가 모여 있는 스포츠 컨퍼런스다. 미국 최고의 대학교인 하버드와 하버드의 ‘영원한 라이벌’ 예일, 프린스턴, 펜실베니아, 컬럼비아, 코넬, 다트머스, 브라운 총 8개의 사립 대학이 NCAA에 소속돼 여러 스포츠를 겨루고 있다.
1학년이었던 지오 킴에겐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8경기에서 총 18분을 소화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1분 안팎의 출전시간이 주어진 벤치멤버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성장하는 데에 자양분이 됐다는 게 지오 킴의 설명이다.
“많이 뛰진 못했지만, NCAA 디비전Ⅰ에서 매일 훈련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실력 쌓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됐다. 높은 수준에서 경쟁하며 더 빨라져야 한다는 걸 느꼈다. 신장에 비하면 빠른 편이지만 매일 훈련을 거듭하며 몸이 더 좋아졌고, 스킬 역시 조금씩 늘었다.” 지오 킴의 말이다.
지오 킴은 지난달 28일 성균관대 선수들과 함께 팀 훈련을 소

화하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프리스턴대, 성균관대 코칭스태프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던 덕분이다. 지오 킴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성균관대 팀 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다.
지오 킴은 “1990년대 연세대에 다니셨던 부모님으로부터 그 시절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도 굉장히 엄격하고 힘든 훈련을 소화할 줄 알았는데 들었던 시대와는 많이 달랐다(웃음). 5대5 훈련을 소화할 수 있어서 방학인데도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지오 킴은 이어 “곧 소개받은 프로팀 감독님들과 식사하는 자리도 가질 예정이다. 기왕이면 프로선수들과 훈련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면 좋겠지만, 성균관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인 어머니와 캐나다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제이비언 리(프리스턴대에서 플로리다대로 전학)가 NBA 관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유망주인 반면, 지오 킴은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만 20세다. 스스로도 “목표를 크게 세우는 성격이 아니다. 그저 매사에 열심히 하는 게 목표다. 더 꼽자면 올 시즌에 더 많은 시간을 소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지오 킴은 또한 “일단 지금은 농구를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 프로선수가 된다면 너무 즐거운 일이 되겠지만, 목표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기회가 닿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농구를 항상 최선을 다해서 대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지오 킴이 꼽는 ‘농구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려운 질문이다”라며 웃은 지오 킴은 “매일, 매주, 매년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제일 재밌는 부분인 것 같다. 뒤돌아보면 농구를 통해 항상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홍성한 기자), 프리스턴대학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