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치르고 돌아온 울산 현대의 김판곤 감독이 광주전에 깜짝 카드를 빼들었다.
김 감독은 2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3-5-2 포메이션을 꺼냈다. 클럽 월드컵에 맞춰 준비한 스리백, 투톱을 유지했다. 공격진엔 변화가 있다. 브라질 공격수 에릭의 투톱 파트너로 윙어 겸 풀백인 루빅손이 나선다. 김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클럽 월드컵에서 엄원상이나 파워풀한 선수를 (투톱으로)써서 먹혓다. 라카바도 활용해봤는데 그 모양이 잘 안 나왔다. 도르트문트 후반전에 루빅손을 스트라이커로 썼을 때 힘도 있고 침투도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고 투입 배경을 설명했다.
루빅손과 나눈 대화도 살짝 공개했다. “루빅손이 뭐라고 하냐면, 자기가 스웨덴에 있을 때 스트라이커였다고 한다. 20골 이상을 넣은 적도 있다고 했다. 보야니치도 옆에 와서 '쟤는 스트라이커였다'라고 말해줬다. 루빅손은 자신이 있다고 한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대회 중 어깨를 다친 엄원상의 결장은 아쉬워했다.
울산은 에릭-루빅손 투톱에 강상우 보야니치, 고승범 조현택으로 미드필드진을 꾸리고, 서명관 트로야크, 김영권으로 스리백을 구성했다.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낀다. 김 감독은 스리백이라고는 하지만, 달라지는 건 크게 없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빌드업도 그렇고, 피니싱 파트에서도 그렇고, 하이프레싱에서도 그렇고, 로우 블록에서도 그렇고 모두 스리백 형태였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윙백을 쓰지 않고 공격적인 윙백을 활용해왔다. 상대가 계속 (수비)뒤를 붙여서(공략해서) 약간 흔들림이 있었다. 수비가 안정되면 우리가 더 위(공격)에서 때릴 수 있다. 큰 틀에서 바뀐 것은 없다.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 한다. 우리가 수비를 더 견고하게 하면서 더 공격적인 선수를 쓰기 위해서 (5-3-2를)썼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라고 구상을 밝혔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울산이 클럽 월드컵에 가기 전 4-1-4-1로 경기를 했다. 거기선 5-3-2로 경기를 풀었다. 그래서 오늘 5-3-2 전술로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5-3-2 형태로 경기를 했을 때 괜찮았고, 돌아와서 연습할 시간이 없

었기 때문이다. 저희도 5-3-2에 대비해 훈련을 했다. 경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준비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8강 상대팀 광주를 “어려운 상대“라고 표현했다. “광주를 아주 어렵게 생각하는데, 광주도 우리를 좀 어렵게 생각할 것 같다.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광주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토너먼트를 치르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뒤 정상적으로 회복하기까지 약 3주 걸린 경험을 토대로 울산도 빠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는 베스트 전력을 총투입햇다. 정지훈 아사니, 가브리엘이 공격진을 꾸린다. 헤이스, 주세종 최경록이 미드필드진을 구성하고, 조성권 변준수 민상기 김한길이 포백을 맡는다. 김경민이 부상을 털고 골키퍼 장갑을 꼈다. 김 감독은 “다른 골키퍼가 오늘까지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김경민이 워낙 발밑이 좋아서“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 감독은 “훈련한지 열흘 정도 됐다. 조금 (몸상태가)불안하지만, 과감하게 기용을 했다. 후방이 조금 더 안정적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후방이 안정되야 전방 필드플레이어가 좀 더 힘을 낼 것 같았다“라고 했다.
강원 이적이 불발된 뒤 엔트리에 제외됐던 가브리엘이 모처럼 선발로 복귀했다. 이 감독은 “훈련 중 동료 선수들을 다치게 할 까봐 걱정을 할 정도로 몸상태가 많이 올라왔다. 사실 가브리엘이 이전엔 이적이다 뭐다 집중을 하지 못했지만, 강원 이적이 되지 않으면서 동기부여가 된 모습이다. 처음 한국으로 왔을 때 그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아사니는 떠날 듯 아직 떠나지 않았다. 요코하마F.마리노스 이적이 불발된 이후 지난 안양전에 이어 이날에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참 재밌는 친구다. 언제 갈지 모르겠다고 말해서 갈 때 가더라도 일단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했다. 서로 터놓고 이야기한 뒤로 오히려 홀가분해진 것 같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혹시나 로테이션을 돌릴까봐 먼저 찾아와 경기를 뛰겠다고 했다. 그 정도로 의욕이 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광주는 3년 연속 코리아컵 8강에 올랐다. 지난시즌엔 준결승에서 울산에 발목이 잡혔다. 이 감독은 “지난해엔 ACLE에 도전 중이라 어쩔 수 없이 뒤에서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며 “올해 내가 광주 4년차인데, 어느 때보다 코리아컵 우승 욕심이 난다. 그래서 좀 준비를 했다“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훈련 중 승부차기를 준비했지만, 정규시간 안에 경기가 끝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광주=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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