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화 이글스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 5연승을 질주하며 1위 LG 트윈스를 맹렬하게 따라붙고 있다.
한화는 1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문현빈의 쐐기 3점포 등 타선 대폭발을 앞세워 9대2 완승을 거뒀다. 손아섭의 '홈커밍 데이'이자 김경문 감독에겐 고향 같은 창원인 만큼 한층 더 의미깊은 승리다.
같은 날 LG 역시 승리하면서 한화는 여전히 LG에 1경기 뒤진 2위다. 하지만 주중 롯데 자이언츠에 개막 이후 첫 시리즈 스윕의 굴욕을 안긴 결과, 3위 롯데와의 차이는 어느덧 8경기반 까지 벌어졌다.
올시즌 한화의 행보는 말 그대로 편견과의 싸움이다. 1958년생, 마무리 김서현과 46살 차이나는 노감독 김경문과 양상문 양승관 김민호 등 원로급 코치진을 향한 의심이 대표적이다.
어느덧 '약팀'으로 자리잡은 한화의 저력에 대한 시선도 있다. 한창 1위를 질주하는 동안에도 '저러다 떨어질 것'이란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한화가 LG에게 1위를 내주자 '그럼 그렇지'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한화의 기세는 죽지 않았다. 부활한 한화는 5연승을 내달리며 롯데를 떨쳐내고 올시즌 내내 계속해온 LG와의 2톱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화 선수단에는 30대 베테랑이 가득하다. 그러다보니 쉽게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고, 서두르다 일을 그르치지 않는다. 설령 연패에 빠져도 빠르게 잘못된 점을 찾고 이겨내는 노하우가 팀 전체적으로 풍부하다.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한화 심우준은 “팀 성적이 좋을 때, 좋지 않을 때 감독님 경기 운영이 바뀐다. 또 그런 흐름을 베테랑 형들이 뒷받침하는게 정말 크다“고 설명했다. 팀이 흔들려도 더그아웃에서 잡아주는 분위기가 남다르다는 것.
그런데 심우준이 말한 베테랑 리더십에도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올해 67세, 10개 구단 사령탑 중 단연 최고령인 김경문 감독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단합대회'가 있었던 것.
김경문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에 팀내 베테랑들을 소집했다. 엄상백 심우준 하주석 등 서른 안팎의 '젊은' 선수들은 언감생심 끼지도 못하는 자리다.
주장 채은성을 비롯해 이재원 최재훈 안치홍 등이 주축이었다. 1990년생인 안치홍이 '막내', '커트라인' 취급을 받았던 해당 모임을 통해 김경문 감독은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팀내 분위기를 다잡았다고.
그러면서도 김경문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일일이 화이팅을 불어넣고 격려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화 선수들은 김경문 감독이 67세의 나이에도 뒤에서 분위기를 잡는 역할이 아니라, 언제나 일선에서 '진두지휘'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화가 올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고 '고공비행'을 이어가는 비결인 셈이다.
창원=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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