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인천공항/최창환 기자] 대한민국이 8강에서 석패한 직후, 여준석(23, 202cm)은 여러 차례 주먹으로 무릎을 내리쳤다. 분한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2025 FIBA(국제농구연맹) 남자농구 아시아컵 일정을 마친 여준석은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항공편이 많지 않았던 탓에 첫날에는 여준석과 이현중, 박지훈, 강양택 어드바이저, 우건영 트레이너만 귀국했다. 이외의 코칭스태프, 선수단은 오는 19일 귀국 예정이다.
여준석은 4경기 평균 18.6분 동안 9.8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레바논과의 조별리그에 무릎 부상으로 결장, 우려를 샀으나 8강 결정전(vs 괌)과 8강전(vs 중국)에서는 대표팀의 골밑을 지켰다. 다만,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으나 71-79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중국에 석패한 직후, 눈길을 끄는 상황이 포착됐다. 벤치 부근에서 아쉬움을 표하던 여준석이 자신의 왼쪽 무릎을 여러 차례 주먹으로 내리친 것. “져서 화가 났다”라며 운을 뗀 여준석은 이후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무릎이 마음대로 컨트롤 되지 않았고, 괜히 무릎을 탓했다. 그러다

보니 화가 많이 났고, 속상한 마음도 컸다.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무릎이 안 움직여졌다.” 여준석의 회고다.
비록 무릎 부상 이후 출전시간, 경기력에 제약이 따랐으나 가치는 증명됐다. 여준석은 16일 FIBA가 2002년 이후 출생 선수를 대상으로 선정한 아시아컵 라이징스타에 포함됐다. “한국의 에너지 넘치는 포워드 여준석은 매 순간을 피하지 않았다. 카타르를 상대로 22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으며, 이 경기는 그가 득점 본능과 끊임없는 허슬을 보여준 쇼케이스였다”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여준석은 이에 대해 전하자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은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크다. 아시아컵을 통해 내가 얼마나 부족한 선수인지 깨달았다. 학교(시애틀대)로 돌아가면 적응을 거쳐 기량을 더 향상하는 데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여준석은 이어 “아무래도 3년 동안 정식 경기를 뛴 적이 많지 않다 보니 형들과 비교해도 집중력 차이가 있었다. 슛의 정확도도 마찬가지였다. 돌아보면 마이너스가 되는 요소가 많았던 것 같다. 내년에는 더욱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여준석은 정비를 거친 후 시애틀대에 합류,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연말 열리는 농구 월드컵 예선 출전은 사실상 힘들지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대표팀에게도 본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대회다. 여준석이 다짐대로 아시안게임에서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_문복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