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혼돈의 이적시장 속에서도 기존 전력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상윤 감독 체제로 치른 올 시즌 삼성생명은 우리은행, BNK에 밀려 3위에 머물렀고, 플레이오프에서도 4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삼성생명의 아쉬움 가득했던 한 시즌을 되돌아보자.
*본 기사는 루키 2025년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
3 POINT OF 2024-2025
아쉬운 우승 실패
지난해 봄 WKBL 이적시장은 대혼돈 그 자체였다. WKBL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해외 진출 혹은 FA 이적과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면서 6개 구단의 전력이 확연히 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던 삼성생명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것은 당연한 일. 배혜윤, 이해란, 키아나 스미스, 강유림 등 주력 선수들을 중심으로 삼성생명은 우승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쉬움이 많았다. 일단 가드진에 부상 이슈가 너무 많았다. 키아나 스미스는 시즌 초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주연, 윤예빈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 초반 연패에 빠졌던 삼성생명은 이후 저력을 발휘하며 1위 경쟁을 펼쳤으나 키아나의 이탈로 3위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도 BNK에 무릎을 꿇으며 고배를 마셨다.
하상윤 감독 체제, 첫 시즌은 어땠나?
선수단이 거의 그대로인 상황에서 삼성생명이 겪은 유일한 굵직한 변화는 바로 감독 교체였다. 오랫동안 팀을 이끌어왔단 임근배 감독과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하상윤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하상윤 감독은 배혜윤을 비롯한 주축선수들의 출전시간을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본인의 철학에 부합하는 베테랑 김아름, 신예 최예슬, 아시아쿼터 선수 히라노 미츠키 등을 영입하며 삼성생명을 배드 걸스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다만 최대 목표였던 우승에 다가서지 못했던 만큼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던 시즌이

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상, 또 부상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음에도 삼성생명이 결국 우승에 실패한 이유는 역시 부상이었다. 슬개건 파열 부상으로 시즌아웃됐었던 키아나 스미스가 시즌 초반 그 여파로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고 배혜윤, 이주연 역시 부상 이슈가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은 개막 초반 상대 팀들의 거친 몸싸움과 압박에 밀려다니면서 예상 밖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초반의 부진이 없었다면 정규리그 순위 싸움에서 웃은 팀은 삼성생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했던 시즌 막판과 플레이오프에서도 키아나 스미스의 팔꿈치 부상 여파가 삼성생명을 괴롭혔다. 이번 시즌도 삼성생명은 부상과의 전쟁을 치렀다.
팀 MVP | 배혜윤
30G 30:13 12.73점 7.2리바운드 4.7어시스트
1989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의 노장이 됐지만, 여전히 배혜윤은 삼성생명의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였다. 포스트업에서 나오는 강력한 페인트존 공략 능력은 물론 엘보우 터치 이후에 보여주는 가드와의 연계 플레이까지. 배혜윤에서 시작되는 공격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삼성생명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키아나 스미스와의 2대2 게임 스크린 세팅, 이해란, 강유림의 볼 없는 움직임을 봐주는 시야는 배혜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다. 다만 이제는 꾸준한 부상 관리가 필요한 나이가 됐고, 상대 팀들이 본인에 대한 견제가 강해진 만큼 서서히 공격의 주도권을 넘겨줄 때가 왔다는 것도 드러난 시즌이었다.
팀 MIP | 조수아
30G 20:46 6.07점 2.9리바운드 1.9어시스트
키아나 스미스, 이주연, 윤예빈까지 부상자가 쏟아졌던 삼성생명 가드진에서 조수아는 삼성생명이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특히 볼 핸들링과 점퍼 생산성이 눈에 띄게 성장, 올 시즌 조수아는 30경기를 모두 뛰며 삼성생명의 위닝 시즌에 크게 공헌했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기복이 꽤 심했고, 종종 황당한 턴오버로 경기를 그르치거나 경기 흐름을 망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가드로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을 배워간다면, 분명 더 좋은 가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