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현이 가스공사와의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맹활약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수원 KT 소닉붐은 20일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대구 한국 가스공사와의 5차전에서 78-76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내내 치열한 혈투가 이어졌던 가운데 결국 마지막에 미소를 지은 쪽은 KT였다. 그 중심에는 2년차만에 팀의 핵심으로 떠오른 문정현이 있었다.
이날 선발 출장한 문정현은 32분 52초를 출장해 13득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문정현이 스탯상으로는 더블더블을 기록한 하윤기(19득점 11리바운드)와 위닝샷을 작렬시킨 허훈(12득점)에 비해 주목도는 덜 할지라도 그는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기 초반 문정현은 신승민과 매치업 됐다. 신승민은 그에 비해 신장과 파워가 좋은 자원. 하지만 문정현은 다양한 스텝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리그에 데뷔한 지 2년차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여유였다.
경기 초반 레이션 해먼즈와 매치업이었던 상대 빅맨 김준일이 2번째 파울을 범하며 가스공사의 플랜에도 차질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문정현의 매치업에도 변화가 생긴다. 김준일을 대신해 박지훈이 투입된 것. 신승민이 해먼즈를 수비하고 박지훈이 문정현을 수비하게 된 상황.
문정현은 박지훈에 비해 파워에 자신이 있을 터. 문정현이 여러 차례 박지훈을 상대로 공략했고 골밑에서 하윤기의 골밑슛을 돕는 멋진 패스도 선보인다. 문정현 쪽에서 계속해서 구멍이 생긴 가스공사는 박지훈을 오래 투입할 수 없었을 터.
이후 가스공사는 곽정훈을 문정현의 수비수로 붙였지만 문정현은 또 한 번 남다른 스텝과 마무리 실력을 선보이며 상대에게 코칭스태프에게 혼란을 줬다. 그야말로 문정현이 미스매치 파괴자로 나선 셈이다.
양 팀이 치열하게 맞붙던 경기 종료 4분 25초 전 문정현은 또 한 번

번뜩이기 시작했다. 이른 시점 4파울을 범하며 잠시 주춤했던 문정현이지만 루즈 볼을 향해 몸을 내던지며 공을 살려내며 팀에게 또 한 차레의 공격권을 선물한다.
이어진 카굴랑안의 3점슛이 실패하자 다시 재차 공격 리바운드를 건져내며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당시 KT가 69-68로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고 있었기에 문정현의 이 득점은 2점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문정현 역시 득점 성공 이후 크게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1차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문정현은 “상대보다 우리의 목표가 더 높다“라며 가스공사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에 가스공사 김낙현은 “문정현 허세부리지 말라“라며 맞받아치며 경기 외적으로도 신경전을 펼쳤던 양 팀이다.
21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정현은 “정말 혈투였다. 제 인터뷰 내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 기세 싸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상대를 도발했었던 것 같다. 무례했다면 가스공사 팀에게도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싶다. 가스공사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 우리도 정말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쥐어짜 시리즈를 승리했다. 어렵게 시리즈에서 승리한 만큼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 멋진 승부 펼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당당히 1순위로 KT에 선발된 문정현이다. 194cm의 신장을 갖춘 그는 데뷔 초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포인트 포워드라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데뷔 초 문정현은 크고 작은 단점을 노출하며 그를 향해 작은 육각형에 가까운 선수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문정현의 성장 속도는 너무나도 빨랐다. 자신만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큰 상대가 매치 업이 되면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패스 플레이에 주력했고 작은 선수가 매치 업이 되면 자신의 파워를 바탕으로 한 손쉬운 득점을 성공시키며 미스매치 파괴자로 거듭났다.
이제 KT의 상대는 정규리그 1위 팀 SK다. SK에는 이번 시즌 MVP로 선정된 안영준이 있다. 문정현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 과제가 생긴 셈. 과연 문정현이 MVP를 상대로 또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KT와 SK의 4강 플레이오프 시리즈 1차전은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