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정다윤 인터넷기자] 수원 KT가 4강 무대에 오른 날, 문정현의 곁엔 독한(?) 피드백을 날리는 동생 문유현이 있었다.
수원 KT는 20일 수원 KT 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5차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78-76으로 승리하며 4강 무대에 올랐다.
이날 경기장엔 특별한 ‘승리요정’이 있었다. 바로 문정현의 동생, 고려대 문유현(20, 181cm)이었다.
하프타임 때 만난 문유현은 “(문)정현이 형이 응원 와서 꼭 승리 기운을 불어넣어 달라고 해서 KT가 이겼으면 하는 마음에 왔다. 대표팀 다녀왔던 형들이랑도 친하기도 하고 팬분들도 뵐 겸 경기도 관람하려고 왔다. 정현이 형이랑 어제 같이 자고 왔다”라며 방문 이유를 전했다.
KT가 지난 4차전에서 패한 뒤, 선수들이 고개를 들지 못한 채 깊은 아쉬움에 잠긴 모습도 보였다. 이에 대해 문유현은 “나한테도 너무 아쉽다고 했다. 마지막 홈경기인 만큼 꼭 수원에서 팬분들께 기쁨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라며 형의 각오를 대신 전했다.
문정현은 치열한 시리즈 속에서 팀의 엔진이었다. 플레이오프 내내 평균 34분을 뛰며 10.6점 6.2리바운드 1.4스틸을 기록,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기록도 인상적이지만, 더 값진 건 흐름을 틀어쥐는 결정적인 득점과 리바운드 참여였다. 수치 너머에서 경기를 움직였다.
그 뒷받침엔 동생 문유현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었다. 문유현은 “시리즈 동안 경기 분석도 함께 했다. 형이 자기가 부족한 게 뭔지 알려달라고 해서 내가 조금씩 포인트만 짚어줬다. 물론 내가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형도 워낙 잘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 다치고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5차전에서도 문정현은 전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야투율 80%로 9점을 넣으며 효율적인 활약을 펼쳤고,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문유현은 “여태까지 본 플레이오프 중에 오늘 경기가 제일 좋은 것 같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후반에도 이 흐름만 이어가면 좋을 것 같다”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철렁이는 순간도 있었다. 2쿼터 리바운드 경 합 중 문정현이 얼굴을 부여잡고 쓰러진 장면. 걱정스러우면서도, 누구보다 형을 잘 아는 동생의 여유도 엿보였다. “형 워낙 몸이 단단하고 덩치가 커서 걱정이 안 되긴 했다. 그래도 그런 순간이 있으면 마음 졸이게 되는 건 누구나 그런 것 같다”라며 전했다.
KT는 플레이오프 선전을 기원하며 팬들에게 응원 티셔츠를 무료 배포했고, 이에 대해 문유현은 “내가 어깨가 편했으면 갈아입고 하겠는데, 어깨가 안 좋아서 다음에 어깨 다 나으면 입어보겠다(?)”고 농담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