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치치 트레이드는 마냥 갑작스럽게만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댈러스 매버릭스 소식에 밝은 'ESPN'의 팀 맥마흔 기자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루카 돈치치 트레이드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도했다.
댈러스가 충격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루카 돈치치 트레이드부터 카이리 어빙의 장기 부상, 그리고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의 패배까지. 이전 시즌 파이널 진출의 영광과 달리 정말 많은 것을 잃은 시즌이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일은 루카 돈치치 트레이드였다. 돈치치는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올-NBA 퍼스트 팀 등극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댈러스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얼굴이었다. 팬들 사이에서 나머지 선수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돈치치가 가진 영향력이 더 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돈치치가 지난 2월 갑작스럽게 트레이드됐다. 앤써니 데이비스를 받아오긴 했지만, 1라운드 지명권을 단 1장밖에 없지 못했다. 무려 돈치치라는 최고의 카드를 두고 댈러스는 다른 구단과는 적극적으로 협상을 펼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앞다퉈서 니코 해리슨 단장이 주도한 이 트레이드를 혹평했다. 현재까지만 놓고보면 완벽한 실패다. 팬심을 완전히 잃은 댈러스는 성적마저 놓쳤다. 여기에 돈치치가 떠나면서 비중이 커진 어빙은 다음 시즌 건강한 복귀 여부도 불투명하다.
모두가 깜짝 놀란 빅딜이었지만 댈러스 소식에 밝은 맥마흔 기자는 돈치치 트레이드의 조짐이 사전에 있었음을 언급했다. 니코 해리슨 단장을 중심으로 한 내부 권력 싸움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댈러스는 이전에도 내부 권력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었다.
시작은 구단이 댈러스에서 20년 가까이 근속해온 퍼포먼스 디렉터이자 최고 레전드 덕 노비츠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았던 케이시 스미스를 2023년 여름 해고한 일이었다.
또한 지난 시즌 파이널 진출 직전 구단에서 오랜 시간 활약해왔던 또 한 명의 퍼포먼스 디렉터와 도수 치료사도 해고했다. 모두 최고 슈퍼스타인

돈치치와 가까운 관계를 이어왔던 인물들. 이를 두고 댈러스 구단 관계자는 “니코 해리슨 단장이 케이시 스미스에게 100% 위협을 느꼈다“며 구단 내 싸움이 반영된 인사라고 전했다.
맥마흔 기자는 “루카 돈치치 캠프와 니코 해리슨 단장, 그리고 새로운 인물 사이의 냉랭한 관계가 돈치치 트레이드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고용된 요한 빌스버러 건강 및 퍼포먼스 디렉터는 돈치치는 물론 내부 인물들과 여러 갈등이 있었다. 불신은 점점 커졌고 해리슨 단장 또한 체중 문제와 몸 관리 등을 두고 돈치치와 갈등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돈치치 측과 댈러스 내부 퍼포먼스 팀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나온 종아리 부상 이후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돈치치는 이전에 발꿈치 부상을 당한 뒤 복귀가 빨랐다고 판단했지만 해리슨 단장은 단순 컨디션 난조로 치부했다. 이후 종아리 부상이 나오면서 복귀 시점을 두고 댈러스 퍼포먼스 팀과 돈치치 측의 의견 대립이 있었다.
맥마흔 기자는 “요한 빌스버러는 종아리 부상 후 루카 돈치치가 2~3주 안에 복귀할 수 있다고 했지만 돈치치 측은 단호하게 6주 동안 결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로 인해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결국 팀 내 내부 갈등이 심화된 끝에 돈치치는 댈러스를 떠나게 됐다. 해리슨 단장은 극비에 돈치치 트레이드를 추진해 급하게 빅딜을 터트렸다. 갈등만이 돈치치 트레이드의 모든 이유라고 말할 순 없지만 단장과의 대립이 돈치치의 거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내부 분열 조짐을 보이는 댈러스를 두고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최고 레전드 덕 노비츠키도 급격하게 마음이 식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41 캠퍼스' 팟캐스트에서 “한 해 동안 팀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걸 이미 목격했다. 이제 그 결과가 눈앞에 보인다“고 이야기했고, 실제로 댈러스는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다.
맥마흔 기자는 “노비츠키는 댈러스 프랜차이즈에 완전히 흥미를 잃었다“며 극단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불과 2달 정도 만에 댈러스는 10년 이상을 이끌어 갈 슈퍼스타와 팀의 상징이었던 최고의 레전드, 그리고 엄청난 팬심을 잃었다. 니코 해리슨 단장은 최악의 단장이라는 혹평과 함께 팬들의 상당한 야유를 받고 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