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 올 시즌 NBA에 최대 난제가 있다.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오클라호마시티)와 니콜라 요키치(덴버) 중 정규리그 MVP는 누구일까. 현지 언론들조차 의견은 통일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기에 파이널 우승팀 등 여러 예측까지 NBA 하면 떠오르는 이들에게 점프볼이 물어봤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참여_손대범 KBS 해설위원, 조현일 SPOTV NBA 해설위원,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스포티비뉴스 이민재, 맹봉주 기자
정규리그 MVP는 누구?
샤이 길저스 알렉산더(4표)
손대범 해설위원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니콜라 요키치도 어색하지 않다. 감독과 단장의 불협화음, 빈약한 로스터에도 불구하고 원맨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렸다. 그러나 길저스 알렉산더의 퍼포먼스가 요키치에 밀릴 정도로 약하진 않았다.
NBA에서 평균 연령이 제일 어린 팀을 이끌며 구단 역대 최다승인 61승 고지에 올랐고(4월 13일 기준) 본인은 그 중심에서 득점 1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 상위 시드를 차지한 강팀들을 상대로도 자신의 평균 이상을 뽑아내며 선전했기에 그 능력은 인정해 줘야 한다. 또, 요키치 없는 덴버만큼이나 길저스 알렉산더 없는 오클라호마시티의 클러치 타임도 위태로웠다.
조현일 해설위원
리그 최고의 선수가 요키치인 것은 맞지만, MVP가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길저스 알렉산더도 충분히 MVP를 받을 수 있는 시즌을 치렀다. 팀을 2년 연속 서부 1번 시드로 이끌었다.
요키치 역시 괴물 같은 시즌을 치러 누가 MVP로 선정되어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수비에서의 영향력까지 더하면 길저스 알렉산더를 꼽고 싶다. 물론 요키치도 리바운드를 많이 따냈고, 수비에 신경을 많이 쓸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길저스 알렉산더의 수비력은 비교 불가다.
박세운 기자
니콜라 요키치도 역사에 남을 시즌을 보냈지만, SGA는 정규리그 최다 68승 팀의 리더이자 압도적인 득점 해결력, 공격에 가려졌지만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수비력을 겸비한 선수다. 덴버가 60승 이상 시즌을 보냈다면 모르겠는데, 또 한 번의 트리플더블 시즌도 압도적인 1등 팀의 슈퍼 에이스를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민재 기자
MVP는 개인 기록으로만 결정되는 게 아니다. 팀 성적이 중요하다. 요키치가 압도적인 개인 기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길저스 알렉산더도 마찬가지다. 득점 리그 전체 1위로서 위엄을 드러내고 있고, 어시스트도 데뷔 이후에 가장 많다. 단순한 득점원이 아니다. 수비까지도 한다. 올 시즌 평균 1개 이상의 스틸과 블록을 통해서 팀을 이끌고 있다. 길저스 알렉산더가 생애 첫 MVP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니콜라 요키치(1표)
맹봉주 기자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개인 기록과 경기 내 영향력이 더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 활약만 놓고 보면 올 시즌 요키치는 과거 MVP를 받았던 2021-2022시즌, 2023-2024시즌을 뛰어넘는다. 기량과 기록, 코트 안에서 존재감을 보면 이미 전설의 반열에 들어갔다. 평균 기록이 트리플더블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
파이널 우승팀은?
손대범 해설위원
보스턴 셀틱스. 서부의 오클라호마시티는 공, 수에서 위협이 될 요소가 충분하기에 NBA 파이널에 가는 여정까지 그들을 괴롭힐 팀이 많지 않아 보인다. 다만 상대가 보스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록 시즌 중 맞대결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가 두 경기를 모두 이겼지만, 단기전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보스턴은 지난 시즌 파이널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린 경험이 있으며, 그 비결을 전 멤버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의 투맨쇼가 아닌 전원이 가담해주고 있어 오클라호마시티도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이다. 변수는 골멍으로 고생 중인 브라운의 몸 상태인데, 이 부분을 잘 극복한다면 보스턴의 2년 연속 우승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조현일 해설위원
시즌 초반부터 보스턴을 밀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서로 다른 팀이 우승을 했는데 이번에는 7년 만에 백투백 우승이 나오지 않을까. 경험, 감독의 수싸움, 로테이션 우위 등이 보스턴의 장점이다. 클리블랜드가 보스턴과의 시리즈에서 4승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안 들고, 뉴욕은 지난 시즌보다 약해졌다. 인디애나, 밀워키도 정규리그라면 몰라도 플레이오프에서 보스턴의 3점슛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서부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가 제일 강해 보인다. 설령 파이널에 오른다 해도 길저스 알렉산더 이외의 2옵션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제일런 윌리엄스는 제일런 브라운과 비교하면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진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외곽수비를 제일 잘하는 팀이지만, 보스턴의 3점슛은 규격 외다. 누가 파이널 상대가 되더라도 보스턴이 우승할 것 같다.
박세운 기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이번 시즌 크게 성공한 케니 앳킨슨 감독의 새로운 리더십 아래 아직 큰 무대를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우려는 있겠다. 다만 팀의 장점과 지향점, 꽉 짜여진 로테이션, 수비 좋은 윙 자원 보강 등 시즌을 치르면서 상당 부분 우려를 지워나간 동부 컨퍼런스 최강팀. 아직까지는 클리블랜드가 4선승제 시리즈에서 4번 먼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
맹봉주 기자
클리블랜드. 스몰라인업이라는 요즘 농구의 대세를 거스르고 재럿 앨런과 에반 모블리까지 빅맨 두 명을 세우는 빅 라인업으로 동부 1위를 차지했다. 이 두 명의 빅맨이 높이와 스피드, 공격과 수비를 다 겸비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플레이오프에 가면 더 강해지는 에이스 도노반 미첼과 올스타에 다시 뽑힌 대리우스 갈랜드도 있다. 벤치 선수층 역시 두텁다. 오클라호마시티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두 팀이다. 파이널에서 붙으면 경험에서 앞서는 클리블랜드가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본다.
이민재 기자
LA 레이커스. 루카 돈치치 영입 이후 레이커스는 달라졌다. 돈치치는 1옵션으로서 댈러스 시절의 폼을 되찾고 있고, 르브론 제임스와 오스틴 리브스도 기어를 올리고 있다. JJ 레딕 감독 체제에서 골밑 수비와 로테이션, 에너지 레벨까지 모두 훌륭하다. 파이널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보스턴을 상대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보스턴의 높이가 부담스럽지만 레이커스의 빅 윙의 사이즈와 힘도 만만치 않다. 돈치치가 지난 시즌 파이널서 보스턴에 무릎을 꿇었는데, 다시 한번 만난다면 더욱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팀은?
손대범 해설위원
니코 해리슨 단장의 조공에 가까운 트레이드로 레이커스는 최강의 핸들러 조합으로 리그를 집어삼켰다. 르브론과 돈치치, 여기에 리브스가 정신없이 휘몰아치며 약점으로 불리던 3점슛까지 업그레이드 했다. 초짜 감독 J.J 레딕의 역량도 두드러졌다. 애초 르브론의 후광일 것이라 여겨졌던 레딕 감독이었지만, 세밀한 준비와 경기 운영으로 모든 평가를 뒤집었다.
조현일 해설위원
휴스턴 로케츠. 제임스 하든이 떠난 후 이렇게 빨리 재건할 줄 몰랐다. 좋은 감독, 훌륭한 베테랑이 왜 팀에 필요한지 보여줬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가능할거라고 봤지만 서부 2번 시드는 예상치 못했다. 우도카 감독은 과거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지만, 젊은 팀을 위닝 팀을 바꾸는 데에 특화된 감독이란 걸 다시 보여줬다. 지도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게 해준 팀이다.
박세운 기자
피닉스 선즈. 저렇게 돈을 많이 쓰고도, 저렇게 화려한 진용을 구축하고도, 심지어 이름값 높은 감독을 데려왔음에도 팀이 망할 수 있음을 보여준 희귀한 케이스. 피닉스가 증명한 부분은 있다. 경기 중 감독과 선수가 언쟁을 벌인다? 이때 "우리가 승부욕이 강하다보니" 혹은 "각자 소통 방식이 다른 것일 뿐, 그 차이를 존중한다"는 등의 해명이 나오면 시즌 후 감독이든 선수든 혹은 둘다 그 팀을 떠나게 된다.
이민재 기자
시카고 불스. 시즌 전 빌리 도노반 감독은 "우리가 뛰지 않으면 끝이다"라며 달리는 농구를 강조했다.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잭 라빈을 보낸 이후 조쉬 기디, 코비 화이트, 마타스 부젤리스 등 젊은 선수들이 쉴 새 없이 뛰고 있다. 시카고의 가장 독특한 점은 실점 이후 페이스가 리그 1위라는 점이다. 대부분 팀들은 수비 성공 이후에 달리는데, 시카고는 상대의 허를 찌른다. 후반기에 보여준 수비 에너지 레벨도 상당하다. 많이 이기는 팀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농구를 펼친다.
맹봉주 기자
오클라호마시티. 보는 재미가 있다. 이번 시즌 잘 나가는 걸 보면 빅3의 시대는 확실히 갔다는 걸 알 수 있다. 팀 내 슈퍼스타는 길저스 알렉산더 하나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에너지 레벨이 넘친다. 수비 잘하는 선수, 3점슛 잘 던지는 선수 등 현대농구에서 각광받는 롤 플레이들도 수두룩하다. FA 영입보단 트레이드, 신인 드래프트 지명으로 지금의 전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팀은 샘 프래스티 단장이 진정한 1옵션이다.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손대범 해설위원
LA 클리퍼스의 주전 센터 이비카 주바치는 3점슛으로 대표되는 현대 농구에서 홀로 2000년대 농구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팀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말을 듣지 않는 이유는 주바치의 포스트 장악력이 그만큼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먹기 좋게 떠먹여주는 하든의 역량도 지분을 차지하겠지만, 주바치는 매 시즌 발전한다는 표현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포켓 패스를 줄 때마다 흘리기 일쑤였던 그가 어느덧 더블팀 오는 방향을 읽고 엑스트라 패스까지 건네주는 경지에 이르렀다. 시즌 막판에는 20/20/5를 기록하고 그 다음 경기에서는 트리플더블까지 작성했다. 그 발전을 시즌 내내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조현일 해설위원
다이슨 다니엘스(애틀랜타). 스틸을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격력도 상승했다. 저연차 선수가 단일 시즌에 공격, 수비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려운 일이다. 로터리픽으로 지명됐지만 뉴올리언스 시절 저평가를 받았는데 이적 후 뛰어난 활약상을 보여줬다. 선수에게 잘 맞는 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레이 영과 대비되는 스타일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외곽 능력은 떨어지지만 키가 크고 수비는 더 잘한다. 스테픈 커리, 지미 버틀러처럼 대비되는 선수 2명이 함께 뛰어서 더 재밌었다.
박세운 기자
디트로이트의 케이드 커닝햄이나 애틀랜타의 다이슨 대니얼스의 이름도 떠오르지만, 덴버의 니콜라 요키치보다 올 시즌 인상적이었던 선수를 찾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 기록을 다시 불러드립니다. 평균 29.6점, 12.7리바운드, 10.2어시스트, 사상 첫 3개 카테고리서 TOP 3 진입, 3점슛 성공률은 41.7%로 데뷔 후 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