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잠실학생/최창환 기자] “자밀 워니를 만났어요. 어떡할 거예요?”라는 밈이 절로 떠오르게 하는 활약상이었다. 자밀 워니(31, 198cm)의 곁에는 새로운 동료, 아니 ‘미니미’도 있었다.
워니는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1분 31초 동안 28점 1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3점슛은 5개 가운데 3개 넣었다. 서울 SK는 워니의 화력을 앞세워 86-70으로 승, 시리즈 전적 2승을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전반 6점에 그쳤던 워니는 3쿼터에 2개의 3점슛을 모두 넣으며 예열을 마쳤다. 이어 4쿼터를 독무대로 만들었다. 3점슛 3개 포함 16점을 쏟아 부으며 SK가 단숨에 추격권에서 달아나는 데에 앞장섰다. 워니의 3점슛은 거리를 가리지 않았고, 경기 종료 4분여 전에는 안영준의 돌파가 무위에 그치자 풋백 덩크슛을 터뜨렸다. 격차를 18점으로 벌린 쐐기득점이었다.
16점은 워니의 개인 플레이오프 한 쿼터 최다득점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23년 4월 18일 창원 LG와의 4강 3차전 1쿼터에 기록한 15점이었다. 정규리그 최다 기록은 2023년 12월 16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1쿼터에 쏟아부었던 23점이다. 언급한 3경기 모두 무대는 잠실학생체육관이었다.
마치 홀로 1쿼터를 뛰는 것처럼 느껴지는 에너지였다. 워니는 이에 대

해 묻자 “우리 팀에는 출중한 실력을 지닌 썬(김선형), 영미(안영준)가 있다. 오재현도 득점이 적었을 뿐 수비에서 부담을 덜어줬다. 동료들이 내가 힘을 아낄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에 4쿼터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시리즈가 5차전까지 이어진다면 잠실학생체육관으로 돌아오지만, SK가 바라는 다음 홈경기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5월 5일)이다. 워니는 “다음 경기는 원정경기여서 아무래도 경기장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장소가 어디든 목표가 승리라는 건 변함없다. 다른 분위기에 동요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경기 전 SK 라커룸, 종료 후 코트에서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인형을 볼 수 있었다. 워니를 연상케 하는 인형이었다. 헤어스타일부터 턱수염, 큰 눈망울부터 등번호와 이름까지. 영락없는 워니 ‘미니미’였다.
워니는 “팬으로부터 받은 선물인데 감사할 따름이다. 아직 별다른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반드시 미국에 챙겨가서 잘 보관하겠다”라고 말했다. 워니와 절친한 사이이자 SK 코칭스태프의 일원인 네이트 힉맨 코치는 목소리를 변조, 1인 인형극을 펼치며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전부터 SK 라커룸에 있었던 인형에게도 동료가 생긴 셈이었다. 또다른 주인공은 신인 김태훈. 김태훈은 고려대 재학 시절부터 SK 입단 이후에 이르기까지 줄곧 ‘고릴라’라 불리고 있다. SK 유튜브 채널을 통해 라커룸에 있는 고릴라 인형이 공개돼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워니는 이에 대해 전하자 “내 인형이 훨씬 낫지 않은가”라며 웃었다.
SK의 새로운 동료가 되자마자 워니에게 개인 플레이오프 한 쿼터 최다득점을 안긴 ‘미니미’는 앞으로도 SK, 워니에게 행운의 상징이 될 수 있을까.
#사진_유용우, 최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