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울산 현대모비스와 창원 LG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기록으로 돌아보면서 28일 오후 7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을 재미있게 즐겨보자.
◆ 최강의 가성비 조합 유기상-양준석-정인덕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팀은 출전선수 명단 변화 없이 12명의 선수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외국선수 2명과 아시아쿼터로 출전 중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선수 9명의 보수를 계산했다.
창원 LG의 9명 보수 총액은 10억 5400만원이다. 다른 3구단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심지어 서울 SK와 수원 KT의 출전시간 상위 3명의 보수 합계보다 적다. 전성현(5억 5000만원)과 두경민(2억 8000만원), 최진수(2억 5000만원) 등 보수 10억 3000만원을 책임진 3명이 빠진 탓이다.
출전시간 상위 3명인 유기상과 양준석, 정인덕의 보수 합계는 하윤기 한 명의 보수와 같은 3억 4000만원이다. 이들이 중심인 LG는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1승을 남겨놓았다. 역대 최강의 가성비 조합으로 여겨진다.
◆ 아셈 마레이, 4경기 연속 20-10 도전?아셈 마레이는 지난 5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에서 24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한 뒤 정규리그 마지막 고양 소노와 경기에서는 결장했다. 그리곤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각각 27점 13리바운드, 24점 1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연속으로 바라본다면 3경기 연속 20-10을 작성한 것과 같다.
마레이는 정규리그에서 지난 시즌 2차례 3경기 연속 20-10(21-17, 23-21, 21-12/22-20, 21-18, 22-22)을 작성한 바 있다. 마레이는 3차전에서 KBL 무대 첫 4경기 연속 20-10에 도전한다.
참고로 마레이가 이번 시즌 20점 이상 득점한 경기에서는 LG가 9전승(정규리그 7승+PO 2승)을 기록 중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 현대모비스, PO 2경기 연속 18실책+
현대모비스는 안양 정관장과 6강 플레이오프부터 실책을 차례로 7-10-12-18-21개를 했다. 경기를 할수록 실책이 늘어난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 실책 18개 이상 기록한 건 통산 6번째다.
앞선 5번의 사례 중 현대모비스처럼 2경기 모두 패한 건 2005~2006시즌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소노)가 유일했다. 오리온스는 당시 서울 삼성과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실책 18개와 20개를 기록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2002~2003시즌 원주 TG(현 DB)는 LG와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오리온스처럼 실책 18개와 20개를 기록했음에도 모두 이겼다. 3차전에서는 LG가 실책 19개를 하고도 승

리하는 등 TG와 LG의 4강 플레이오프는 5경기 모두 실책이 많은 팀이 승리하는 진귀한 시리즈였다.
나머지 3차례 사례에서는 1승 1패를 기록했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실책 18개+ 기록한 팀의 승률은 45.2%(28승 34패)로 그렇게 낮지 않다. 다만, 2009~2010시즌 이후에는 승률 22.7%(5승 17패)에 불과하다. 그 이전에는 오히려 승률 57.5%(23승 17패)로 실책과 승패의 상관 관계가 적었다.
현대모비스가 플레이오프 공동 1위인 2경기 연속 실책 18개+ 쏟아냈다는 건 반대로 생각하면 LG는 3차전에서 플레이오프 최초로 3경기 연속 실책 18개+ 유도하는 기록에 도전한다.
◆ 숀 롱, 두 경기 연속 득점 부진
숀 롱이 4강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8점과 10점에 그쳤다. 롱은 2020~2021시즌과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에서 활약 중이다. 두 차례 정규리그에서 두 경기 연속 10점 이하에 그친 건 총 4번 있었다. 이 4번의 두 경기 연속 10점 이하로 부진한 다음 경기에서 득점을 찾아보면 평균 20.0점(21-14-25-20)이었다. 그리고 현대모비스는 이 4경기를 모두 이겼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여전히 롱을 신뢰하면서도 “롱의 기회를 많이 봐주라고 하지만 1차전처럼 여의치 않을 때는 빨리 프림으로 바꿀 생각이다”고 했다.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는 마냥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롱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고, 실제로 롱의 2차전 출전시간은 8분 10초였다.
롱의 득점 본능은 확실하다. 이전 기록대로라면 롱은 3차전에서 득점력을 발휘하며 현대모비스의 승리 중심에 설 것이다. 하지만, 코트에서 자신에게 볼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짜증내면 게이지 프림에게 더 많은 출전시간을 내줄 수밖에 없고, 결국 3경기 연속 10점 이하에 묶일 수도 있다.
◆ 승부처는 2쿼터
LG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건 2013~2014시즌(vs. KT)뿐이며, 당시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현대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 패배를 2015~2016시즌(vs. 오리온)과 2016~2017시즌(vs. KGC), 2020~2021시즌(vs. KGC) 등 3번 경험했고, 모두 3연패로 시즌을 마쳤다.
이를 감안하면 LG가 3차전에서 끝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표본이 너무 적어 참고할 사항은 아니다.
반대편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수원 KT가 홈 코트에서 열린 3차전에서 서울 SK에게 반격했다. KT는 1쿼터를 25-14로 앞선 뒤 2쿼터에서도 20-14로 우위를 점한 끝에 결국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번 4강 플레이오프는 SK의 경기 흐름을 LG가 따라가는 모양새다. 더구나 2쿼터에서 우위를 점한 팀이 모두 승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LG를 상대로 1쿼터에서 평균 25점을 올렸던 현대모비스도 KT처럼 홈팬 앞에서 승리하려면 2쿼터에서 LG를 확실하게 앞서야 한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