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울산/이재범 기자] 울산동천체육관에서 LG의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LG 선수들이 원정이 아닌 홈처럼 느낄 정도로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세바라기(LG 팬 애칭)들이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힘을 실었다.
지난 24일 창원 LG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창원체육관에는 4,501명이 입장했다. 매진은 아니었지만, LG 구단에서 나눠준 노란 티셔츠로 창원체육관은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상대팀에서 단체 좌석을 요청할 수 있다. 이날 현대모비스의 단체 관중은 단체라고 보기 힘든 극소수였다. 이 때문에 현대모비스를 응원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2차전은 토요일인 26일 열렸다. 애매 시작과 함께 36분 만에 매진되었다. 물론 이후 취소표가 나오기는 했지만, 경기 당일 4,950명이 창원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2차전에서는 현대모비스 팬들도 한 구역을 채우는 등 눈에 띄었다. 응원단도 함께 내려와 현대모비스를 응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미약했다. LG 팬들의 응원 목소리로 창원체육관이 채워졌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위축되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2차전 전반 버저비터 점퍼를 성공한 양준석은 “세바라기인 LG 팬들이 전석을 메워줬는데 호응을 유도하면 엄청난 함성을 질러준다”며 “그걸 듣는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분명 기가 눌린다고 여겼다”고 했다.
유기상은 “벤치 뒤가 응원석이라서 함성 소리에 든든하다. 양준석이 말을 했듯이 우리 분위기로 가져오면 상대도 말린다. 재미있다”고 했다.
28일

장소를 울산으로 옮겨 3차전이 열렸다. 예매 상황으론 4,000석 이상 판매되었다. 실제 관중은 4,319명. 울산에서 4,000명 이상 입장한 건 이번이 3번째다. 1,2차전과 반대로 LG가 현대모비스 팬들의 응원 열기에 기 죽을 수 있었다.
기우였다. 울산동천체육관 일부를 노란색으로 채운 세바라기들이 울산 팬들보다 더 뜨거운 응원을 보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선수들 벤치 뒤편 사이드라인 2층 4개 구역을 응원석으로 판매한다. 이 중 LG 벤치 뒤 한 구역은 LG 팬들이 점령했다. 그 옆쪽 2개 구역과 벤치 뒤 특석, 벤치 맞은편 특석 등 노란티셔츠를 입은 팬들이 많았다.
이들은 전반에는 오히려 울산 팬들보다 더 큰 목소리로 LG를 응원했다. 3쿼터부터 득점할 때마다 역전과 재역전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고, 양팀 팬들의 응원도 경쟁하듯 더욱 뜨거워졌다.
LG 구단에서 진행한 단체관중은 135명이다. 그렇지만, 자발적으로 울산동천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그 이상이었고, 이들의 응원 덕분에 LG 선수들은 원정이지만, 원정이 아닌 경기처럼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 덕분에 LG는 현대모비스에게 76-74로 2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조상현 LG 감독은 이날 승리한 뒤 “너무 고맙다. 작년 4강이나 계속 실패를 맛봤는데 올해 이분들의 응원 덕분에 제가 선수 때보다 전율을 느끼며 감독 생활을 한다”며 “보답하기 위해서 챔프전 가서 새로운 역사를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울산까지 찾아온 세바라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참고로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16승 11패(59.3%)를 기록했다. 다만, 2,000명 미만이었던 11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평균 관중 2,429명보다 많은 2,500명 이상 입장한 경기에서 5승 6패(45.5%)로 승률 5할이 되지 않았다.
#사진_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