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신임 감독의 역대급 도박수가 팀을 망쳤다.

LA 레이커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차전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113-116으로 패배했다. 이 패배로 레이커스는 시리즈 전적 1승 3패, 플레이오프 탈락까지 1패가 남았다.

레이커스 입장에서 필사적으로 잡았어야 했을 경기였다. 이날 경기를 패배하면 1승 3패로 벼랑 끝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설사 기적 같은 3연승으로 진출한다고 해도, 체력 소모가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그걸 알듯이 레이커스는 초반부터 활동량이 넘쳤다. 루카 돈치치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르브론 제임스도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오스틴 리브스가 이른 시간에 두번째 반칙을 저지르며 파울 트러블에 걸린 것이다. 결국 JJ 레딕 감독은 리브스를 벤치로 불렀고, 코트에 제임스와 돈치치를 남겼다. 원래 레이커스의 로테이션은 제임스에게 휴식을 주고 리브스와 돈치치로 공격을 전개하는 로테이션이었다. 리브스의 이른 파울 트러블로 구상이 망가진 것이다.

이 나비효과는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레이커스는 전반을 58-61로 뒤지며 끝냈다. 제임스와 돈치치가 전반에 휴식한 시간은 단 2분이었다.

3쿼터에도 레딕 감독은 주전 선수만 기용했다. 무려 교체를 단 한 번도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주전 라인업인 돈치치-리브스-제임스-루이 하치무라-도리안 피니-스미스가 3쿼터 12분을 모두 소화했다. 그리고 이 파격적인 기용은 효과를 봤다. 레이커스는 3쿼터를 36-23으로 압도하며 94-84로 앞서며 끝낸 것이다.

4쿼터, 레딕 감독이 또 승부수를 뒀다. 3쿼터에 12분 출전한 주전 선수 5명을 코트에 그대로 투입한 것이다.

그리고 이 승부수는 최악의 수가 됐다. 돈치치, 제임스는 4쿼터 막판에 체력이 고갈된 모습이었고,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발이 현저히 느려졌다. 반면 상대 미네소타 선수들은 앤서니 에드워즈를 중심으로 클러치 타임에 날뛰기 시작했다.

결국 레이커스는 젊은 미네소타 선수들을 막지 못했고, 극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기록이 탄생했다. 바로 3쿼터에 시작한 5명의 선수가 1초의 휴식도 없이 24분을 모두 함께 뛴 것이다. 이는 1997-1998시즌 이후 플레이오프에서 최초로 일어난 일이다.

냉정히 초짜 레딕 감독의 제대로 오판한 셈이다. 3쿼터에 분위기를 탔고, 절대 내줄 수 없는 경기였기 때문에 4쿼터에 주전 선수에 1초의 휴식도 주지 않았다. 물론 이해는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승부는 결과로 얘기해야 한다. 레딕 감독의 이 판단은 이날 경기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를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레딕 감독은 자신의 기용 방법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 팀의 벤치는 약한 수준이다. 급한 경기였고, 하프타임에 선수들과 얘기해서 결정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즉, 약한 벤치와 감독의 급한 마음이 합쳐진 결과였다.

초짜 감독의 치명적인 판단으로 레이커스는 시리즈 전체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운명의 5차전은 1일 레이커스의 홈 경기장에서 열린다.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