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가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 길이 남을 완승을 거뒀다.
지난 29일(한국시간) 디 애슬레틱의 조 바든 기자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NBA 사상 가장 큰 점수 차의 시리즈 승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4경기 합산 점수 차는 무려 122점으로, 특히 마이애미 원정 2연전에서는 총 92점 차이를 벌리며 히트의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았다.
시리즈 최종전인 4차전에서는 138-83이라는 점수로 히트를 압살했다. 이는 클리블랜드 구단 역사상 플레이오프 최다 득점이자 최다 점수 차 승리 기록이다. 2018 플레이오프 이후 첫 스윕이며, 플레이오프 첫 4경기에서 모두 120점 이상을 넣은 팀은 2020년 유타 재즈 이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유타의 주포도 현재 클리블랜드의 핵심인 도노반 미첼이었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모든 선수가 제 몫을 했다는 것'이었다. 에이스인 다리우스 갈랜드가 발가락 부상으로 3, 4차전을 결장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공백을 메웠다. 갈랜드와 미첼은 각각 평균 24.0점, 23.8점을 올리며 득점 선봉에 섰고, 무려 7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갈랜드의 복귀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케니 앳킨슨 감독은 “갈랜드가 건강했더라면 4차전에 투입했을 것“이라며 “스윕 덕분에 며칠의 휴식을 벌었지만, 2라운드 출전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다른 이였다. 바로 벤치에서 출격한 디안드레 헌터다. 애틀랜타에서 이적한 후 첫 플레이오프를 치른 헌터는 시리즈 초반 부진을 딛고 후반에 대반전을 이뤄냈다.
1차전에서는 무득점에 그치며 존재감을 감췄던 헌터는 이후 경
헌터의 반등은 단순한 슛 감각 회복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바든 기자에 따르면, 앳킨슨 감독은 “특별한 조정을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헌터는 “감독이 2차전부터 나를 위한 세트를 몇 개 불러줬다“고 말했다. 헌터가 시스템에 적응하며 자신감을 회복한 결과였다.
헌터의 활약을 가능케 한 또 다른 배경은 바로 동료 타이 제롬의 활약이었다. 1차전에서 28점을 몰아친 제롬 덕분에 그에게 마이애미 수비가 집중되었고, 헌터에게 기회가 열렸다. 헌터는 “상대가 제롬에게 더블팀을 가하면 나는 더 자유로워진다“며, 다음 시리즈에서는 “이번과는 반대로 나에게 집중되면 제롬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터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3점슛 성공률이 37%까지 떨어지며 슛 감이 흔들렸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살아나며 팀의 벤치 전력을 완성했다. 앳킨슨 감독은 “호텔 생활 등 여러 외부 요인으로 헌터가 루틴을 잃었지만, 다시 중심을 찾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는 평균 턴오버가 9개 미만이었고, 리바운드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히트는 정규시즌 평균 110.6점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평균 95.5점에 그쳤다. 이는 그만큼 클리블랜드의 수비와 경기 운영이 완벽에 가까웠다는 방증이다.
클리블랜드는 이제 인디애나와 밀워키의 승자와 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인디애나가 시리즈를 3-1로 앞서고 있어 다음 상대는 인디애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쪽이 올라 오더라도, 이번 시리즈처럼 벤치의 힘과 조직력이 발휘된다면, 클리블랜드는 결코 얕볼 수 없는 우승 후보가 될 것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준 파괴력은 그저 일방적인 승리를 넘어, 우승 레이스의 새로운 축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다음 시리즈에서 헌터가 초반부터 기세를 올린다면, 클리블랜드는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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