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쉰다. 25년만의 10연승, 더 나아가 구단 최다 연승까지 욕심을 내볼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가 진짜 '미쳤다'. 무려 9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0대6으로 승리하며 삼성과의 홈 3연전을 싹쓸이했다. 마지막 9회초 4실점을 한 것이 아쉬웠지만, 이날 한화는 경기 초반 0-2로 끌려가던 와중에 동점, 역전까지 해냈고 7회말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무려 20년만의 9연승이다. 20년을 거슬러 올라간 2005년 6월 4일~14일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이 프로에 데뷔(2006년) 하기도 전의 일이다.

4월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4월 2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시즌 첫 8연승을 달렸던 한화는 이튿날인 4월 24일 롯데에 3대5로 패하면서 9연승에 실패했었다. 그리고 다음날까지 2연패에 빠졌다가 4월 26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9연승을 이어오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이제 한화의 이 뜨거운 연승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되느냐다. 한화의 가장 최근 10연승은 세기를 건너 1999년까지 올라가야 한다. 1999년 9월 24일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10월 5일 삼성전까지 거뒀던 10연승이 가장 최근이다. 무려 26년 전이다. 1999년은 한화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해이기도 하다.

9연승을 달린 한화는 야구가 없는 8일 누구보다 달콤한 휴식을 맞는다. KBO는 어린이날(5월 5일)이 포함된 이번주만, 프로야구 휴식일을 월요일이 아닌 목요일에 배치했다. 한화는 하루 쉬면서 서울로 이동해 9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일단 조건은 좋다. 한화는 9연승을 달리는 동안 연승 후유증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 내용은 타이트한 승부가 많았지만, 적절한 휴식일이 계속 포함됐다. 지난주 두번의 우천 순연이 크게 작용했다. 원래라면 어린이날 시리즈를 포함해 휴식일 없이 9연전을 치렀어야 하는 상황. 그런데 5월 1일 대전 LG전과 5월 3일 광주 KIA전에 우천 순연되면서 9연전 중 두번이나 경기를 아예 시작하지 않고 푹 쉴 수 있었다. 연승 도중에 피로가 쌓이기 쉬운 불펜이나 베테랑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됐다.

9연승을 달린 시점에서도 하루 쉬고 새로운 팀을 만나기 때문에 재정비 시간이 확보된다. 또 이번 주말 3연전을 고척에서 치르면 다시 하루 휴식 후 홈에서 두산 베어스와 만난다. 혹시나 연승이 끊기더라도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25년만의 10연승이 정말 가능할까. 지금 한화의 선발, 불펜, 타선의 완벽한 하모니를 생각하면 10연승, 혹은 역대 구단 최다 연승(14연승)도 불가능한 꿈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나유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