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백종훈, 한찬우 인터넷기자] 2라운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1차전 네 경기서 원정팀이 모두 승리를 거둔 것은 최초다. 즉, 하위 시드 팀의 역대급 반란이 펼쳐진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뉴욕 닉스는 2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를 원정에서 두 경기 모두 잡아냈고, 인디애나 페이서스 역시 1번 시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두 차례 잡아냈다.
서부 컨퍼런스도 하위 시드인 덴버 너게츠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1차전 원정 승리를 거두며 업셋의 희망을 키웠다. 그야말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아직 상위 시드 팀에도 기회는 남았다. 장소를 옮겨 치러지는 3차전, 동부 컨퍼런스 1·2위를 차지한 클리블랜드와 보스턴은 반전을 꾀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 3차전을 앞둔 시점, ‘느바뭐봐’는 가장 뜨거운 3경기를 소개한다. (기록은 5월 9일 기준)
GAME 1.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1) 0승 2패 vs 인디애나 페이서스(4) 2승 0패
5월 10일 토요일 오전 8시 30분
장소: 게인브릿지 필드하우스, 인디애나폴리스
▶ 매치 포인트
- 부상이 야속한 클리블랜드
- ‘팀 농구’ 인디애나의 놀라운 집중력
- 미첼 vs 할리버튼, 젊은 가드들의 명승부
클리블랜드가 2라운드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마주했다. 정규리그 64승이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7일,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119-120으로 경기를 내줬다.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했던 클리블랜드는 1.1초를 남기고 역전 득점을 허용, 통한의 역전패를 떠안았다. 1차전 패배(112-121)에 이은 연패다.
클리블랜드는 2차전 승리를 반드시 챙겨야 했다. 시작부터 뜨거운 화력을 뽐냈다. 다리우스 갈랜드(발가락), 에반 모블리(발목), 디안드레 헌터(손가락)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에이스 도노반 미첼이 분투했다. 1쿼터부터 기어를 올렸다. 미첼의 활약에 힘입은 클리블랜드는 전반전을 61-50으로 마쳤다.
이후에도 미첼의 손끝은 식지 않았다. 3쿼터까지 미첼은 36점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고, 그 결과 클리블랜드는 14점을 앞선 채 4쿼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4쿼터, 인디애나의 기세가 너무나도 맹렬했다. 애런 니스미스와 마일스 터너가 차분히 득점을 쌓은 인디애나는 종료 1분 전, 4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여기서 인디애나의 열정은 꺼지지 않았다.
자유투 기회를 얻은 타이리스 할리버튼이 2구를 놓쳤으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종료 1.1초 전 명장면이 나왔다. 할리버튼이 극적인 3점슛을 터트리며 인디애나가 값진 역전승을 따냈다.
클리블랜드는 미첼이 무려 48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스트러스가 3점슛 5개 포함 23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핵심 로테이션 3명의 이탈이 무척 컸다. 공격에서는 갈랜드, 수비에서는 모블리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또한 벤치 구간 생산력에서도 21-30으로 밀리며 헌터의 공백도 컸다.
반면, 인디애나는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 농구로 맞불을 놓았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유기적인 공격이 이뤄진 것. 또한 인디애나는 속공 득점에서 12-2로 앞서며 빠른 페이스의 강점을 살렸다.
특히 ‘과대평가’라는 홈팬들의 야유에도 에이스 할리버튼은 굴하지 않았다. 극적인 위닝샷을 터트리며 에이스의 가치를 증명했다. 할리버튼의 강심장은 기록으로도 증명된다. 플레이오프를 포함한 이번 시즌 경기 종료 2분 전, 동점 또는 역전이 가능한 상황에서 시도한 11개의 슛 중 10개를 성공할 정도로 해결사의 면모를 보인다.
‘팀 농구’ 인디애나는 두 시즌 연속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까지 단 2승만을 남겨 놓았다. 정규시즌 ‘동부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클리블랜드가 과연 원정에서 반전의 서막을 열 수 있을까.
GAME 2. 보스턴 셀틱스(2) 0승 2패 vs 뉴욕 닉스(3) 2승 0패
5월 11일 일요일 오전 4시 30분
장소: 매디슨 스퀘어 가든, 뉴욕
▶ 매치 포인트
- 심상치 않은 테이텀의 부진
- 승부처에서 빛나는 브리지스
- 정규시즌의 상성을 부순 뉴욕
클리블랜드에 이어 보스턴도 휘청거리고 있다. 안방에서 치러진 2라운드 두 경기 모두 대역전패를 당했다. 1, 2차전 모두 20점 차까지 앞섰던 보스턴은 4쿼터에 연거푸 무너지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이 사라져가는 걸까.
특히 제이슨 테이텀의 부진이 눈에 띈다. 시즌 평균 26.8점, 45.2%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한 테이텀은 2라운드 2경기에서 평균 18점, 야투 성공률 28.6%로 하락했다. 특히 클러치 상황에서 더욱 침묵하고 있다. 테이텀은 1차전 4쿼터와 연장전에서 9개의 슛 중 단 1개만을 성공했다. 2차전서도 4쿼터에 슛 5개를 던져 1개만을 넣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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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텀이 부진해지자, 보스턴의 공격도 풀리지 않고 있다. 보스턴은 정규시즌 119.5의 오펜시브 레이팅을 자랑하며 평균 116.3점을 올렸지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97.5점만을 기록 중이다. 테이텀뿐 아니라 제일런 브라운,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등 주 득점원도 잠잠하다.
부진의 또 다른 이유는 3점슛에 있다. 보스턴은 정규시즌 경기 당 48.2개의 3점슛을 시도한 팀이다. 36.8%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준수한 효율을 뽐냈다. 정규시즌 팀 득점의 45.8%가 3점슛에서 나왔다. 그러나 2라운드에 들어서 보스턴의 3점슛은 계속해서 림을 빗나가고 있다.
보스턴은 두 경기 총 100개의 3점슛을 던졌다. 단 25개(25%)를 집어넣었다. 명백한 3점슛 가뭄이다. 보스턴의 반등 열쇠는 결국 3점슛에 있을 것이다.
반대로 뉴욕은 두 차례 연속 역전극을 펼쳤다. 특히 미칼 브리지스의 4쿼터 활약이 놀랍다. 8일 열렸던 2차전에서 브리지스는 3쿼터까지 8개의 슛을 던져 단 1개도 넣지 못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4쿼터에만 14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브리지스의 활약 속, 뉴욕은 4쿼터 중반 21-2 스코어링 런을 달렸다. 최대 20점 차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좁혔다. 이어 클러치 상황에 접어들자, ‘올해의 클러치 플레이어’ 제일런 브런슨이 나타났다. 브런슨은 팀의 마지막 6점을 모두 책임지며 91-90 승리를 이끌었다.
뉴욕은 정규시즌 보스턴 상대로 0승 4패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선 180도 다른 면모를 뽐내고 있다. 강력한 수비도 그들의 최대 장점이다. OG 아누노비, 브리지스 등 준수한 윙 디펜더가 버티는 뉴욕은 브런슨이 지닌 수비 약점을 충분히 가려주고 있다. 조쉬 하트와 미첼 로빈슨의 보드 장악력은 덤.
다만, 뉴욕은 아직 방심하기 이르다. 올 시즌 보스턴은 홈보다 원정이 뛰어난 팀이기 때문. 보스턴은 원정에서 치른 41경기 중 33경기를 승리했다. 뉴욕은 두 경기를 먼저 잡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 시리즈다. 뉴욕은 한 차례 더 기세를 굳힐 수 있을까.
GAME 3. 미네소타 팀버울브스(6) 1승 1패 vs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7) 1승 1패
5월 11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장소: 체이스 센터, 샌프란시스코
▶ 매치 포인트
- 랜들과 버틀러, 든든한 스코어러 대결
- 3점슛 감각 복귀! 승리가 달콤한 미네소타
- ‘커리 결장’ 에이스의 빈자리를 메꿔야 한다
6번 시드와 7번 시드의 2라운드 경쟁. 1승 1패씩 주고받았다. 1차전은 골든스테이트가 먼저 가져왔다. 스테픈 커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2쿼터에 나가며 위기가 찾아왔지만, 베테랑 전사들이 그의 빈자리를 메꿨다.
지미 버틀러와 드레이먼드 그린이 주인공이었다. 버틀러는 41분을 뛰며 20점 11리바운드(공격리바운드 7개) 8어시스트를 올렸다. 특히 후반에만 14점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린 역시 상대의 전략적 수비에 굴하지 않고 효율적인 야투 감각을 뽐냈다. 야투 13개 시도 중 6개가 림을 가르며 18점을 기록했다.
그린과 버틀러는 수비력도 빛났다. 루디 고베어, 줄리어스 랜들 등 장신 빅맨을 제어하는 데 성공하며 1차전 99-88 승리에 앞장섰다.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리바운드를 사수했고, 높이의 열세는 노련함으로 메웠다.
게다가 버디 힐드도 터졌다. 3점슛 5개 포함 24점을 터뜨리며 팀 내 가장 큰 득실마진(+24)을 기록했다. 지난 휴스턴 로케츠와의 1라운드 7차전 33점 활약을 연상케 했다.
미네소타는 팀 3점슛(성공률 17.2%)이 말을 듣지 않으며 저득점 경기를 펼쳤다. 앤서니 에드워즈가 후반 22점을 몰아넣으며 분투했지만, 그의 전반 기록은 단 1점 2어시스트였다.
다만, 골든스테이트는 승리만큼 뼈아픈 소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커리의 부상. 햄스트링 염좌로 1주일 이상 결장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2차전은 커리없이 승부가 치러졌다.
골든스테이트는 에이스가 부재했고, 미네소타는 1차전 패배로 더욱 승리가 간절한 상황에서 펼쳐진 2차전. 결국 미네소타는 경기 초반 13-0으로 앞서며 시작했고, 골든스테이트를 5분 가까이 첫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이후에도 미네소타는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갔다. 랜들(24점 11어시스트)과 제이든 맥대니얼스(16점 3스틸 3블록슛)가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보였다. 게다가 1차전 ‘3점슛 가뭄’에 시달린 미네소타는 이날 경기서 반등에 성공했다. 37개를 시도해 16개를 넣으며 43.2%로 대폭 3점슛 감각을 올렸다.
이어, 전반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비웠던 에드워즈가 후반 복귀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20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제 몫을 다했다.
커리가 빠진 골든스테이트는 조나단 쿠밍가가 분전했다. 그는 1라운드 2차전 이후 처음으로 20분 이상 출전하며 18점을 올렸다. 거침없는 림어택과 아이솔레이션을 보이며 7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혼자서 팀의 분위기를 바꾸기는 부족했다.
커리의 현 상태로는 3, 4차전 출전도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 황금 전사들은 이 위기를 타개하고 2라운드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3차전은 골든스테이트의 안방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