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창원/조영두 기자] 허일영이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며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난해 3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허일영은 창원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 1985년생 40살의 노장이지만 아직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서는 제한된 출전시간을 부여받았다. 팀에 양준석, 유기상 등 젊은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 정규리그 성적은 52경기 평균 14분 46초 출전 5.0점 2.2점 3점슛 0.9개 3점슛 성공률 33.8%였다.

이미 우승반지 2개를 갖고 있는 허일영은 서울 SK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뽐내고 있다. 1차전에서 9분 55초를 뛰며 9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2차전 12분 16초 동안 12점 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출전시간 대비 최고의 효율이다. 2경기에서 3점슛 8개를 던져 3개를 적중시켰다.

9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LG와 SK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허일영이 또 한번 존재감을 뽐냈다.

2쿼터 시작과 동시에 코트를 밟은 허일영은 과감하게 3점슛을 던졌지만 3개가 연이어 림을 빗나갔다. 그럼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4번째 던진 3점슛이 림을 갈랐고, 상대 파울까지 얻어냈다. 그 순간 창원체육관이 들썩였다. 침착하게 추가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4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허일영은 3쿼터에 다시 투입됐다. 찬스를 노리던 그는 3쿼터 막판 또 한번 외곽포를 꽂았다. 68-51로 달아나는 3점슛이었다. 허일영의 3점슛으로 분위기를 탄 LG는 4쿼터 한 때 21점차까지 달아나는 등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후 벤치 멤버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했고, 80-63으로 승리했다.

허일영은 16분 29초를 뛰며 7점 5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겼다. 3점슛 5개를 던져 2개를 적중시켰다. 평범하다고 볼 수 있지만 3점슛 2개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큰 무대에서 왜 베테랑이 필요한지 몸소 보여줬다.

허일영은 고양 오리온(현 고양 소노)과 SK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LG가 남은 시리즈에서 1경기만 더 승리하면 3번째 우승반지를 획득하게 된다. 동시에 KBL 최초 3개팀 우승이라는 기록까지 작성한다. 4차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허일영의 손끝을 주목해야 되는 이유다.

# 사진_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