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잭 로그가 '75구 징크스'를 박살냈다. 일회성인지 개선되는 추세로 접어든 것인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그래도 긍정적인 신호임에는 분명하다.
로그는 7일 잠실 LG전 7이닝 96구 2실점 호투했다. 두산이 5대2로 이기면서 로그의 7이닝은 올해 두 번째다. 로그는 투구수 75개가 넘어가면 피안타율이 급격히 치솟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늘 5~6회가 고비였는데 이날만큼은 견고했다.
로그는 이 경기 전까지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7차례 등판에서 피안타율 0.238를 기록했다. 준수한 수치지만 상황에 따라 극과 극이었다. 로그는 투구수 60구까지 피안타율이 0.182에 불과했다. 피안타율은 61~75구 구간에서 0.250으로 늘어나고 75구~90구 구간에서는 0.333까지 치솟았다. 90구를 넘기면 피안타율이 무려 0.500이었다.
4월 26일 롯데전 7이닝 2실점과 비교해도 내용이 더 '좋았다'고 볼

수 있다.
로그는 이 경기에서는 5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티다가 6회와 7회 1점씩 내줬다. 힘이 떨어졌다는 소리다. 두산은 3-0으로 앞서던 경기를 4대7로 내줬다.
두산은 투수 교체 타이밍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이전 이닝까지 너무 잘 던졌는데 과감하게 바꾸기가 어려웠다. 그렇다고 믿고 더 끌고 가자니 데이터가 너무 자명했다. 불펜 운용도 꼬이면서 경기 후반이 더더욱 불안해졌다.
다만, 개선 가능한 부분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로그가 원래 체력이 약한 투수인지, 아니면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지는 두고 볼 일이었다. 전자라면 두산이 외국인투수를 잘못 뽑았다는 말 밖에 안 된다. 로그는 2024년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13경기에 나오긴 했다. 하지만 100이닝도 던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풀타임 경력이 없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마이너리그에서 2018년 154⅓이닝, 2021년 125이닝을 소화했다. 즉, 로그의 경우 극복이 가능하다고 기대를 걸어볼 만했다.
따라서 이번 LG전 7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투구는 앞으로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오히려 로그는 3회초에 2점을 주고나서 뒤에 4이닝을 완전하게 봉쇄했다. 무엇보다 7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동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