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최창환 기자] 역대 최초의 리버스 스윕이냐, 창단 첫 우승이냐. 어느 팀이 우승하든 새로운 역사가 된다. 반격의 기틀을 마련한 서울 SK는 다시 창원으로 내려가길 원하고 있다. 창원 LG는 홈에서 축포를 쏘아 올리면 더 멋진 영상을 연출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둘째 문제다. 무대가 어디든 창단 첫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서울 SK(41승 13패, 1위) vs 창원 LG(34승 20패, 2위)
5월 13일(화) 오후 7시, 잠실학생체육관 tvN SPORTS / IB SPORTS / TVING
-창단 첫 우승? 리버스 스윕? 어느 팀이 우승하든 새 역사
-MVP 위용 되찾은 안영준, 이번에도?
-타마요의 4차전 부진, LG의 노림수는?
정규리그 맞대결 결과1R : SK 72-66 LG
2R : SK 78-73 LG
3R : SK 77-74 LG
4R : SK 78-70 LG
5R : LG 77-68 SK
6R : SK 79-78 LG
챔피언결정전 결과1차전 : LG 75-66 SK
2차전 : LG 76-71 SK
3차전 : LG 80-63 SK
4차전 : SK 73-48 LG
벼랑 끝에 몰렸던 SK는 3차전과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4차전에서 LG를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소 득점으로 묶으며 73-48 완승을 거뒀다. 25점 차는 KBL 역대 최다 점수 차 공동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또한 1~3차전에서 모두 패한 팀이 4차전을 승리한 것도 SK가 최초의 사례였다.
SK는 4차전 리바운드 싸움에서 45-39 우위를 점했다. SK가 40리바운드를 따낸 것도, LG를 40리바운드 미만으로 묶은 것도 4차전이 처음이었다. 즉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라는 명언이 있듯, 1~4차전 모두 리바운드 우위를 점한 팀이 승리를 챙겼다.
김선형(15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오세근(11점 3리바운드) 등 베테랑들이 존재감

을 발휘한 가운데 가장 고무적이었던 부분은 안영준이 침묵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3차전까지 평균 9점 4.7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안영준은 4차전에서 13점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득점 자체가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아니지만, 3차전까지와 비교하면 안영준의 야투율(29.4%→62.5%) 차이는 확연했다. 장기인 속공 가담과 림어택을 통해 효율적으로 득점을 쌓은 가운데 1쿼터에는 기선을 제압하는 3점슛도 터뜨렸다.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한 것은 물론이다. SK는 안영준, 오세근에 김형빈까지 쏠쏠한 활약을 한 덕분에 칼 타마요를 7점으로 묶을 수 있었다.
LG는 아셈 마레이(10점 13리바운드)를 제외하면 두 자리 득점을 올린 선수가 전무했다. 마레이 역시 SK의 기습적인 협력수비에 4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효율이 그리 높진 않았다. 유기상(1/9), 양준석(1/6), 정인덕(0/4)의 3점슛도 침묵했다.
완패가 선수단 분위기나 심리적인 면에서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주축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낸 것은 5차전에서 분위기 전환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무게가 SK 쪽으로 기울자, LG는 그동안 출전시간이 적었던 벤치멤버를 고르게 투입하며 일찌감치 5차전을 대비했다. 타마요(21분 47초), 마레이(26분), 유기상(27분 17초) 등 대부분의 주축선수가 1~3차전 평균보다 적은 출전시간을 소화했다.
3점슛 성공률이 19.4%(7/36)에 불과한 유기상의 화력이 되살아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LG로선 필승 공식인 타마요 활용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SK는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최부경을 대신해 김형빈을 더 많이 투입한 가운데 파울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타마요 봉쇄에 나섰다. 자유투를 내주더라도 쉬운 득점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2쿼터 막판 넣었던 딥쓰리가 타마요의 유일한 야투였다. 4쿼터 내내 출전하지 않았다는 걸 감안해도 타마요가 3쿼터까지 21분 47초 동안 7점 야투율 12.5%에 그치는 건 LG의 계산에 없던 결과였다.
일격을 당했을 뿐 여전히 유리한 쪽은 LG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LG가 팀 역사상 최초의 우승에 도전하듯, SK 역시 KBL 역사상 전무했던 리버스 스윕을 노리고 있다. 어느 팀이 우승하든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5차전에서 종영될까, 연장 방영이 될까.
#사진_점프볼DB(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