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캡틴' 손흥민의 커리어 첫 트로피, 토트넘의 17년 만의 우승 역대급 축제의 분위기 속에 유럽축구연맹(UEFA)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21분 교체투입됐고, 후반 막판까지 한골 차 리드를 굳게지킨 토트넘은 우승의 꿈을 이뤘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2년차 우승' 신화를 재확인하며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도 확정지었다.
우승 확정 직후 눈물을 펑펑 쏟은 손흥민은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두른 채 토트넘 대표로 트로피를 받기 위해 선수단 가장 끝에 도열했다. 알렉산더 세페린 UEFA 회장이 일일이 우승 메달을 걸어주며 축하를 건네는 장면, 토트넘 모든 선수들에게 걸어주기에 메달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브 비수마가 메달을 받은 후 세페린 회장이 돌아서서 UEFA 회장과 귀엣말을 나누는 장면이 포착된 것, 메달 상자가 텅 비어 있었다. 시상이 잠시 멈췄다.
비수마 다음에 섰던 벤탄쿠르는 악수만 나웠고 '월드컵 우승자' 아르헨티나 국대이자 토트넘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악수로 메달을 대신했다. 마

지막으로 세페린 회장이 손흥민과 웃으며 짧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목격됐다. 줄 맨끝에 섰던 손흥민과 벤탄쿠르, 로메로 등 3명은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채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찍혔다.
그러나 17년 만의 짜릿한 우승 환희 앞에서 메달 유무, UEFA의 실수는 중요치 않았다. 손흥민은 우승 직후 TNT스포츠와의 현장 인터뷰에서 “제가 늘 꿈꿔왔던 순간입니다.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라며 감격을 표했다.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항상 힘든 상황은 있었지만 선수들은 항상 함께 뭉쳤습니다“라며 10년간 헌신해온 원팀 토트넘의 가치를 설파했다.
우승을 향한 간절함, 주장으로서의 부담감도 털어놨다. “부담감을 느꼈어요. (우승을)정말 간절히 원했어요. 지난 7일 동안 매일 밤 이 경기를 꿈꿨어요. 드디어 경기가 열렸고 이젠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마음을 내려놨다.
주말 브라이턴과의 리그 최종전, 올시즌 최종전을 남겨둔 상황 손흥민은 “오늘 우승을 축하하면서 절대 잊지 못할 날로 만들 거예요. 어쩌면 내일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어요. 브라이턴전을 취소해야 할까요?“라는 유쾌한 농담으로 커리어 첫 감격의 우승을 자축했다.
늘 월드클래스가 아니라는 겸손의 화법으로 대응했던 손흥민은 이날 만큼은 '토트넘 레전드'라는 말을 스스로 인정했다. “지금은 레전드라고 하자. 하지만 딱 오늘만이다. 17년간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이니까. 오늘은 나도 내가 이 클럽의 레전드라고 말하고 싶다. 어메이징한 기분이다. 늘 꿈꿔왔던 순간이고, 그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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